ⓒ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인천유나이티드가 기나긴 연패의 늪에서 마침내 탈출했다. 부상을 무릅쓰고 본능적으로 머리를 가져다 댄 투혼, 하나의 팀으로 뭉친 끈끈함이 반전의 불씨를 지폈다.

임중용 감독대행이 이끄는 인천은 21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인천은 최근 FA컵 포함 6연패의 고리를 끊어냈고, 시즌 첫 무실점 경기도 치렀다.

그야말로 ‘처절하게’ 버티고 버텨낸 끝에 거둔 승점 1점이었다.

이날 인천은 김동민과 부노자 김정호 곽해성이 꾸린 포백라인에, 양 측면 미드필더인 이준석과 정훈성이 더해져 수비를 두텁게 쌓았다. 수비 시 수비라인은 6명이 나란히 서는 형태가 많았고,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도 역습을 위해 공격수를 전방에 두기보다 모두 수비에 가담하는 등 ‘무실점’에 포커스를 맞춘 모양새였다.

그렇다고 잔뜩 웅크려 있지만은 않았다. 인천은 김보섭을 중심으로 빠른 역습을 통해 서울의 뒷공간을 호시탐탐 파고들었다. 수비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순간적인 역습을 통해 상대에게 일격을 가하려는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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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키워드가 전부는 아니었다. 이번에는 기필코 무너지지 않겠다는 선수들의 투지가 더해졌다. 부상을 당할 수도 있을 만한 상황인 데도 본능적으로 머리부터 갖다 댔고, 온 몸을 내던지면서까지 상대의 슈팅을 막아내려 애썼다. 이날 인천의 플레이에는 그야말로 처절함이 묻어났다.

몸을 사리지 않는 축구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팀도 끈끈해져갔다. 경기 초반엔 동료의 아쉬운 플레이에 불만을 표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를 향한 박수가 이어졌다. 교체돼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선수는 남아 있는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결국 서울의 공세를 버텨 낸 인천은 0-0 무승부, 그리고 승점 1점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저마다 곳곳에서 쓰러졌다. 연패를 끊어내겠다는 일념 아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결과였다.

이날 인천의 볼 점유율은 37%에 그쳤다. 대신 90분 동안 단 1개의 유효슈팅도 내주지 않을 만큼 두텁게 쌓은 수비, 몸을 내던진 투지가 힘을 발휘했다. 전방에서도 수차례 서울을 위협했다. 슈팅수는 12-12로 오히려 같았다. 역습의 완성도만 끌어 올린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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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공동취재구역에서도 공통적으로 들린 키워드는 ‘끈끈함’이었다. 임중용 감독대행은 “서울 같은 좋은 팀을 상대로 끈끈하게 90분 동안 잘 해줬다. 오늘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연습한 부분들을 잘 이행해줬다고 생각한다”며 승점 1점이라는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몸을 내던지면서 상대 공격을 저지한 김정호 역시 “그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다. 본능적으로 머리를 가져다댄 것 같다”며 “인천은 끈끈한 이미지잖나. 그동안 그 끈끈함이 갑자기 무너진 것 같다. 오늘 경기처럼, 끈끈함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5점을 기록, 제주유나이티드(승점4)를 끌어내리고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인천은 오는 27일 오후 6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남FC전을 통해 리그 7경기 만의 승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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