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제는 일상적인 용어가 되어버린 티키타카. 짧은 패스를 주고받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축구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있었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서부터 완성됐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시절 이 티키타카를 통해 세계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꿨고 당시의 바르셀로나는 축구역사상 가장 강한팀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후 과르디올라는 티키타카의 축구를 계속했고 고평가를 받으면서도 토너먼트에서는 매번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올시즌만큼은 정말 다를거라고 예상했지만 결국 손흥민 앞에 과르디올라는 또 무너졌다.

이제 정말로 ‘과르디올라 토너먼트 회의론’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 중심에는 바로 손흥민의 맹활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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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1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의 4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손흥민은 팀이 0-1로 뒤지던 전반 7분과 10분 연거푸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팀은 난타전 끝에 이날 맨시티에 3-4로 패배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1·2차전 합산스코어에서 동률을 이룬 뒤 원정다득점 우선 규정에 의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2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아무래도 전력상 우위에 있는 맨시티가 떨어진 것은 충격적인 일이며 펩 과르디올라는 또 다시 토너먼트 중도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바르셀로나 감독을 시작으로 1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과르디올라는 2008~2012 4시즌간 바르셀로나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4강 2회의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당시 과르디올라가 보여준 ‘티키타카’는 전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고 전세계에서 따라하기 열풍이 불었고 지금도 그 영향은 여전하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에서 황금의 4년을 보낸 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다. 뮌헨에서 3시즌 모두 리그 우승을 해냈음에도 뮌헨 시절이 실패로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그 뛰어난 뮌헨의 전력을 가지고 챔피언스리그에서 3년연속 4강 탈락을 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늘 칭찬만 받던 과르디올라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갈렸다. 여전히 리그 우승 3회와 챔피언스리그 4강 3회는 대단하다는 평가와 4강에서 결승까지 가지 못하는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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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행을 결정했을 때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의 챔스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첫해 16강 탈락, 두 번째해 8강 탈락을 했고 올시즌에도 또 8강에서 탈락했다. 올해만큼은 다를거라 봤지만 또 8강에서 탈락했고 그 중심에는 결국 손흥민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 그리고 축구 역사에 남을 ‘티키타카의 아버지’인 펩 과르디올라는 결국 뮌헨에서보다 맨시티에서 더 저조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성적을 남기고 말았다. 정말 이번만큼은 다르지 않을까 했지만 손흥민 앞에 그 기대는 날아갔다.

자연스레 과르디올라에 대한 평가는 ‘좋은 축구를 하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이기지 못하는 축구’라고 평할 수밖에 없게 됐는데 결국 이 평가는 손흥민 화룡정점을 찍었기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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