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정우 “늘,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죠”
[인터뷰②] 김정우가 축구선수 은퇴를 후회하지 않는 까닭
[인터뷰③] 김정우의 축구인생 제2막, ‘확실한 목표’를 품고(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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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잇따른 종아리 부상에도 김정우는 묵묵히 재활에 전념했다. 가족들과 함께 국내에 머무르며 몸을 다시금 만들었다. 그리고 2016년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태국 폴리스 테로 이적이었다.

1년 1개월 만에 그는 태국 무대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다시금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았다. 그러나 2016년 3월 16일. 이적 후 세 번째 경기였던 무앙통 유나이티드전에서 쓰러졌다. 십자인대 부상이었다.

은퇴, 아쉬움은 남지만 후회는 없는 이유

앞서 중동에서의 부상 탓에 가뜩이나 심적으로 지쳐있던 터였다. 김정우는 재활에 전념하면서도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그해 늦여름, 그는 은퇴를 결정했다. 축구선수가 축구화를 벗는다는 것,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다.

김정우는 “적은 나이가 아니다보니 회복이 느렸다.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됐다”며 “젊은 나이였다면 몸을 다시 만들고 다시 도전을 해봤을 텐데 쉽지가 않았다. 결국 아내와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상의한 끝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쉬움은 없는지 물었다. 김정우는 “아쉽기도 하다. 모든 선수들이 은퇴를 하고나면 ‘축구가 보인다’고 하지 않나. 더 해보면 어땠을까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 한 번 도전을 해봤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대신 김정우는 “후회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수 시절 가지고 있는 능력,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경기할 때도 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은퇴 결정에 미련이 남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부할 만큼 늘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한 확신이었다.

3월 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 하프타임 때 김정우의 국가대표 은퇴식이 진행되고 있다. 김정우가 조병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오로지 가족과 함께 한 3년, 그리고 지도자 준비

2016년 늦여름 은퇴를 결심한 뒤 김정우는 오로지 아내와 두 아들 등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썼다. 워낙 바쁘게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족들에 소홀했던 것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컸기 때문이다.

김정우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누나 결혼식에도 가지 못했다. 그 정도로 바빴다”면서 “은퇴 후 가족들하고 꼭 좋은 시간을 보내자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3년 정도는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로지 가족들과 시간을 대부분의 보낸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김정우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고 했다. 그는 “늘 큰 힘이 됐다. 무엇을 한다, 안 한다 결정할 때마다 늘 믿고 따라와줬다”면서 “부상당했을 때도 옆에서 항상 편히 쉴 수 있게끔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워낙 조용하게 은퇴를 한데다가 축구계에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터라, 축구계에서 완전히 떠난 것 아닌지에 대한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김정우는 축구에 신물이 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 사레를 치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틈틈이 지도자 수업도 받았다”고 웃어 보였다.

김정우 감독은 지난달 인천유나이티드 U-18팀인 대건고 감독으로 정식 부임했다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부임과 대표팀 은퇴, 김정우의 ‘화려한 복귀’

김정우는 은사인 조민국 청주대 감독 등을 찾아가 지도자 수업에 나섰다. 그는 “선수시절 때 느꼈던 것을 지도자로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래서 늘 준비를 해왔다. 지도자로 축구계에 복귀하겠다는 결심도 섰다”고 말했다.

축구계 복귀는 스스로가 축구와 떼려야 뗄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정우도 “제일 잘 해왔고, 잘 알고 있고, 또 평생을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는 것이 축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밝혔다.

마침 지도자 수업 중 대건고에서 감독직 제의가 왔다. 김정우는 “인천에서 처음 축구를 했다. 지도자도 인천에서 처음 시작하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흔쾌히 그 제의를 받아들였다. 결국 지난달 5일 김정우의 대건고 감독 부임이 공식화됐다.

축구계로 복귀하면서 그동안 인연이 닿지 않았던 대표팀 은퇴식의 기회도 찾아왔다. 대한축구협회는 A매치 7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에겐 별도의 은퇴식을 마련해주고 있는데, 71경기에 뛴 김정우는 역대 14번째로 은퇴식을 열었다.

그는 지난달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전 하프타임에서 마침내 축구팬들 앞에 섰다. 2012년 8월 잠비아와의 마지막 A매치 이후 7년 만의 축구대표팀 은퇴식이자, 태국에서 축구화를 벗은 뒤 3년 만에 가진 은퇴식이었다.

김정우는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경기를 뛴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많은 관중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었다는 것이 가슴이 벅차고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정우는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경기를 뛴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많은 관중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었다는 것이 가슴이 벅차고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 ③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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