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현 상황은 한마디로 ‘산 넘어 산’이다. 우여곡절 끝에 파리생제르망이라는 거함을 침몰시키고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를 만났다.

맨유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리는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 치르게 됐다. 두 팀의 UCL 역대 전적을 살펴보면 바르사가 3승 4무 1패로 맨유를 압도한다.

ⓒAFPBBNews = News1
바르사가 우세하다는 사실은 현재의 객관적 전력을 비교함으로써 나타난다. 리오넬 메시는 이번 시즌 33득점 12도움으로 5대 리그에서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어느덧 서른을 넘겼지만 기량 하락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바르사는 리그(1위)와 컵 대회(코파 델 레이 결승 진출), 유럽대항전(UCL 8강 진출)에서 모두 순항 중이다.

반면 맨유는 리그 6위를 기록 중이며 FA컵과 리그컵 대회는 탈락했다. 메시의 존재감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폴 포그바 역시 에이스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미드필더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11득점 9도움으로 로멜루 루카쿠(12)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다. 최근에는 마커스 래시포드가 보여준 인상적인 활약 덕에 가려진 감이 있지만, 만약 맨유의 공격을 지휘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것은 포그바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양 팀의 ‘에이스 활약’은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공격 방향이 대비된다는 것이다. 메시는 주로 자기 진영 우측에서 공을 잡고, 반대로 포그바는 자기 진영 좌측에서 공격을 시작한다. 메시의 활동량이 바르사의 우측을 커버할 정도로 왕성하지 않기 때문에, 메시 위주의 전술은 이반 라키티치와 넬송 세메두 또는 세르지 로베르토의 체력을 더욱 소모하게 만든다.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 만났던 메시와 포그바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격돌하게 됐다. ⓒAFPBBNews = News1
따라서 바르사의 우측, 즉 포그바가 주로 공을 잡게 되는 맨유의 좌측 공격 전개가 얼마나 효과적일 것인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맨유 역시 포그바 중심의 경기를 하다보면 메시가 공을 잡게 되는 우측이 수적으로 열세에 놓이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공격 전개 상황에서의 방향 전환, 수비 시 커버 플레이의 효율성을 살리는 것이 이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고, 맨유에게 더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전력에서 크게 앞서는 바르사는 위와 같은 변수를 극복할 역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흔히 홈앤드어웨이 경기를 ‘180분짜리 경기’라고 말한다. 두 번의 경기를 치르는 동안 180분의 시간이 주어지고, 그에 따라 전술과 선수 선발 측면에 있어 90분 경기와는 다른 운영 방식이 요구된다. 그러나 캄프 누가 ‘원정팀의 무덤’임을 생각한다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는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맨유 역시 홈에서 승부를 걸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상문 객원기자 sangmoonjjan@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