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스포츠한국 춘천=김명석 기자] 월드컵에서의 부진을 미리 본 예고편이 되느냐, 아니면 더 단단히 준비할 수 있는 예방주사가 되느냐.

여자축구 국가대표팀(피파랭킹 14위)이 아이슬란드(22위)와의 국내 평가전 2연전에서 실망스런 결과에 그친 것에 대한 시선이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6일과 9일 각각 용인과 춘천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국내 평가전 2연전에서 2-3 패배와 1-1 무승부라는 성적을 거뒀다.

윤덕여호는 1차전 18-4, 2차전 9-5를 기록할 만큼 슈팅수에선 뚜렷한 우위를 점하고도 상대의 역습에 번번이 무너지면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상대의 날카로운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비불안’이 반복됐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국은 지난 1차전에서도 상대의 역습에 의해 전반에만 2골을 실점했고, 설욕을 벼르던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로 수비 뒷공간이 뚫리면서 선제실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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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여 감독 역시 1차전과 2차전 직후 불안한 수비에 대해 아쉬움을 지적했다. 타고난 체격의 열세에서 비롯된 불안은 둘째 치더라도, 스피드마저 크게 밀린 채 와르르 무너져 내리니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이슬란드의 전력이 향후 월드컵에서 만나게 될 프랑스나 노르웨이보다 한 수 아래라는 점. 피파랭킹에서 한국보다 낮은 아이슬란드에 비해 프랑스는 4위, 노르웨이는 12위로 한국보다 더 높다.

지소연(첼시레이디스)도 “아이슬란드보다 프랑스나 노르웨이는 더 강하다. 피지컬 등도 뛰어나다”고 지적할 정도다.

만약 아이슬란드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이어진 불안한 수비가 향후 월드컵 본선에서도 이어진다면, 윤덕여호의 월드컵 성적 역시도 크게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이슬란드와의 2연전에서 보여준 수비불안이 자칫 월드컵에서 보여줄 모습의 ‘예고편’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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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두 차례의 평가전 덕분에 ‘확실한 문제점’을 파악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도 있다.

윤덕여 감독이 “프랑스와 노르웨이전에 대비해 체격이 큰 상대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 됐다”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월드컵을 준비하는 방향을 읽을 수 있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감독도 오는 15일 개막하는 여자축구 WK리그를 통해 새로운 수비자원을 찾거나,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전술적인 해법을 강구하는 등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깊은 고민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아이슬란드와의 2연전이 ‘예방주사’가 돼 새로운 해법 등을 찾을 수 있다면, 윤덕여호의 여자월드컵 도전기에도 힘이 붙을 수 있다.

한편 윤덕여 감독은 늦어도 이달 말 월드컵 최종명단을 추린 뒤, 내달 7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월드컵 대비 담금질에 나설 예정이다.

윤덕여호는 오는 6월 8일 개최국 프랑스와의 본선 첫 경기를 시작으로 12일 나이지리아, 18일 노르웨이와 차례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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