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집요했다. 수원 삼성의 ‘노빠꾸 축구’가 후반 들어 조금씩 ‘빠꾸’가 되며 공간이 벌어지자 연달아 빠른발을 가진 선수들을 투입해 그 공간을 공략했다. 계속해서 전방 스루패스를 투입했고 끝내 후반 추가시간 짜릿한 승리를 만든 성남FC의 남기일 감독이다.

2016년 9월 17일 이후 무려 910일, 2년 6개월여만에 K리그1(1부리그) 승리를 다시 신고한 성남은 K리그 최다우승클럽이라는 과거를 뒤로한채 다시 도약할 기다림을 깨운 값진 경기를 치렀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성남FC는 16일 오후 4시 경기도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 K리그1 3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2년 반여만에 K리그1에서 복귀승을 거뒀다.

전반 28분 수원 전세진이 과감하게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했고 이를 막으려던 성남 안영규가 전세진의 발을 걸고 말았다. 심판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염기훈이 키커로 나서 김동준 골키퍼가 날으는 반대방향으로 가볍게 차넣었다.

성남 역시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35분 중앙에서 단숨에 길게 투입된 공을 김민혁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자 수원 수비수 민상기는 다소 무리하게 김민혁을 잡아끌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외국인 공격수 에델이 키커로 나서 왼쪽으로 가볍게 차넣으며 1-1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 갈렸다. 교체 투입된 서보민이 페널티박스 바로 밖에서 옆에 있던 조성준에게 내줬고 조성준은 빨래줄 오른발 강슈팅으로 수원 김다솔 골키퍼를 뚫어냈다.

감격적인 승리였다. 성남은 이날 승리는 2016년 9월 17일 수원FC전에서 승리한 이후 K리그1(1부리그)에서 거둔 910일, 2년 6개월만에 거둔 승리다. 2016년 시즌을 끝으로 K리그2(2부리그)로 강등된 성남은 지난해 남기일 감독이 부임한 이후 승격에 성공한 바 있다.

이날 경기는 전술가로써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남기일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까지 지내고 라인을 올리며 전방압박하는 ‘노빠꾸 축구’를 구현하려는 이임생 감독의 전술 맞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다.

경기 내내 수원은 라인을 올리며 전방압박을 위해 선수단 전원이 노력했다. 물론 90분 내내 그럴 수는 없기에 가끔은 내려앉으며 전략적 후퇴를 택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임생 감독이 개막전에서 외쳤던 ‘뭐가 무서워서 뒤로 가’처럼 웬만하면 뒤로 가지 않고 앞에서 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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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성남 남기일 감독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수원이 라인을 올릴 것을 예상했기에 이로인해 생기는 수비 뒷공간을 노리려 긴패스와 스루패스를 굉장히 많이 시도했다. 어떻게 해서든 성남 공격수들과 수원 수비수들간의 경합이 일어나게 하려 했다.

전반전 내내 이런 공격을 시도했지만 에델과 공민현이 경합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후반전에는 이 전술을 포기하기보다 더더욱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전술에 박차를 가한 남기일 감독이다. 박관우와 서보민까지 투입하며 교체명단에서 달리기 좀 빠르다는 선수를 모조리 투입한 것. 이미 전반 30분만에 조성준이 투입된 시점에서 성남에서 빠르다는 선수는 모두 경기장 위에 있었고 이 선수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적 문제로 라인 사이가 벌어지며 아직 완벽하게 ‘노빠꾸 축구’가 몸에 익지 않은 수원 선수단을 공략했다.

남기일 감독도 경기 후 “후반전에 수원이 간격이 벌어졌기에 빠른 선수가 투입되면 기회가 날수 있겠다 싶었다. 박관우, 서보민이 투입되면서 그런 기회가 만들어졌다”고 말하기도 했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 조성준의 원더골이 터지며 승리할 수 있었다.

결국 남기일 감독은 경기 내내 라인을 올리는 수원의 뒷공간을 공략하기 위해 많은 양의 스루패스와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방에 투입되는 긴패스를 투입했다. 그리고 그 패스를 수비와의 속도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빠른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교체투입해 결국 교체해 들어간 서보민의 도움에 교체선수 조성준의 골로 910일만에 K리그1 복귀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집요하리만큼 수원의 뒷공간을 파고든 성남 남기일 감독의 전술가적 면모가 돋보인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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