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백이라는 화제에 가려진 레알 마드리드의 근본적인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 엘 클라시코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3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2018~2019 라리가 26라운드에서 0-1로 패배했다.

ⓒAFPBBNews = News1
점수 차는 1점에 불과했지만 양 팀의 승점이 12점 차로 벌어지면서 바르사의 리그 독주 체제가 굳어진 것은 물론, 레알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밀린 3위를 유지하게 됐다. 또한 레알은 올시즌 바르셀로나와의 대결에서 1무 3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가히 최악의 엘클라시코를 보내게 됐다.

레알은 전반 내내 하프라인 위로 전진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원과 스리톱을 매개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바르사의 경우, 리오넬 메시가 2선으로 내려와 아르투르, 이반 라키티치와 함께 중앙과 측면에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루이스 수아레스가 보여준 몇 번의 아쉬운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전반 26분 이반 라키티치의 득점으로 리드에 성공했다.

반면 좁은 간격을 유지하고 있던 레알의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들은 경기 조율로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 따라서 비니시우스 주니어의 침투와 돌파만이 유일한 공격 루트였는데, 바르사에 의해 고립된 벤제마가 중원으로 내려와 플레이했기 때문에 역습 상황에서도 바르사를 공략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AFPBBNews = News1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토니 크로스 대신 교체 투입된 것은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이러한 맥락에서 경기를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레알에게 필요했던 것은 빌드업에 도움이 되는 드리블 능력과 오프더볼 움직임이었으므로, 이후에도 마르코 아센시오와 이스코 등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하고자 했다.

레알은 한 골 실점이라는 결과가 다행이라고 할 만큼 답답했던 경기력을 보였다. 4-3-3 포메이션의 가장 큰 단점은 수비, 미드필드, 공격의 각 라인이 단절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풀백의 오버래핑과 중앙에서 찬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동적인 미드필더가 필요한데, 이날 레알의 좌우 풀백들이 무난한 활약에 반해 미드필더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전체적으로 어떤 전술을 가지고 바르사를 공략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았고, 오히려 바르사의 공격을 의식한 움츠린 플레이가 두드러진 경기였다. 레알이 바르사를 압도하는 경기에서는 대부분 효과적인 ‘역습’으로 승리를 거뒀고, 그것은 유럽 무대를 평정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강팀과의 경기는 개인 능력으로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리그 타이틀에서 멀어진 레알이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준비한다면, 어떤 선수나 상황에 중점을 두고 공격을 전개할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

스포츠한국 이상문 객원기자 sangmoonjjan@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