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득점왕 경쟁이 치열하다. 카타르의 알모에즈 알리가 7골로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득점왕을 노리는 이들의 공통 목표는 아시안컵 역사에서 최고의 골잡이로 평가받는 남자를 뛰어넘는 것이다.

이란의 스트라이커 알리 다에이(50·은퇴).

ⓒAFPBBNews = News1
다에이는 역대 최다골(8골)로 아시안컵 득점왕에 오른 주인공이다. 1996 아시안컵에서 무려 8골을 터뜨렸다. 특히 그는 한국 축구에 큰 아픔을 안겼다. 대회 8강에서 한국을 만난 다에이는 이 한 경기에서만 4골을 몰아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이란전 패배는 지금도 한국 축구의 굴욕으로 회자되는 경기다. 이란은 최종 3위를 차지했다. 193cm의 압도적인 체격을 자랑한 그는 큰 키에도 상대 수비를 가볍게 제칠 만큼 부드러웠다. 골문 앞에서 골 결정력은 아시아권에선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1996년 대회 이후 열린 5차례 아시안컵의 득점왕이 평균 5골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깨기 쉽지 않은 기록이라는 평가다.

그는 아시안컵 통산 최다 득점 기록까지 갖고 있다. 그는 총 세 차례 아시안컵(2000년 레바논·2004년 중국)에 출전해 총 14골을 쏟아냈다. 2위는 10골의 이동국. 폭스 스포츠 아시아판은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 다에이를 소개하며 "아시안컵이 낳은 최고 골잡이"라고 했다. 그는 1998 방콕 아시안게임(8골)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3골)에서 총 11골을 꽂으며 2연패를 이끌기도 했다.

다에이는 아시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개인 통산 A매치 최다 득점 기록 보유자다. 1993년 이란 축구 대표로 발탁된 다에이는 2006 독일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때까지 A매치 149경기에 출전해 109골을 터뜨렸다. 2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85·포르투갈)과는 무려 24골 차. 폭스스포츠 아시판은 "다에이는 세계 축구사에서 유일하게 A매치 100골을 넘긴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AFPBBNews = News1
프로 경력도 화려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클럽 바이에른 뮌헨(1998~1999년)과 헤르타 베를린(1999~2002년) 등 유럽 빅리그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거친 분데스리가에서 페어 플레이를 고집한 덕분에 당시 축구팬은 그를 '그라운드의 젠틀맨'이라고 불렀다. 독일 킥커는 거침없는 득점력과 인기를 빗대 아시아의 '축구 아이돌'으로 불렀다.

2007년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활약 중인 다에이는 자선사업을 통한 기부에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다에이 스포츠'라는 축구 유니폼 업체를 운영 중인 그는 대표팀 등에 용품 후원을 해서 얻은 수익으로 이웃에 기부하고 있다. 그는 자선 경기를 개최하거나 출전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레전드 데이비드 베컴이나 로베르토 바지오와 함께 나선 경기가 대표적이다.

한편 다에이는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 또 한 번 한국 축구팬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그는 자국 통신사 타스민과 인터뷰를 갖고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과 이란이 맞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포츠한국 필명 송대만 객원기자

알리 다에이의 최근모습. ⓒAFPBBNews = News1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