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챔피언십·아시안게임서 베트남축구 ‘새 역사’
스즈키컵서도 결승전 진출…2008년 이후 10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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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이번에는 베트남의 동남아축구선수권대회인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진출이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6일(이하 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4강 2차전에서 필리핀을 2-1로 제압했다. 앞서 1차전 원정경기에서도 2-1로 승리를 거둔 베트남은 1·2차전 합계 4-2로 앞서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결승전 상대는 말레이시아다.

베트남이 스즈키컵 결승에 진출한 것은 무려 10년 만의 일이다. 2년 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베트남은 지난 2008년을 끝으로 4개 대회 연속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세 차례나 4강전에서 탈락할 만큼 그동안 베트남은 4강전 징크스에 눈물을 흘려왔다.

그러나 ‘박항서 매직’ 앞에 앞선 징크스는 의미가 없었다. 박 감독은 철저한 분석과 용병술로 필리핀을 홈·원정 모두에서 잡아냈고, 결국 베트남 국민들에게 10년 만에 결승전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베트남 전역은 박항서 매직 덕분에 ‘또’ 들썩였다. 필리핀을 꺾고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거리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기쁨을 나눴다. 일부 도로는 교통통제까지 이뤄질 정도로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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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그랬듯, 베트남 국민들이 박항서 감독에게 ‘열광’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베트남 거리 곳곳에 태극기와 함께 박항서 감독의 얼굴 사진이나 그림이 자주 눈에 띄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단순히 스즈키컵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올해만 벌써 3개 대회째,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대회마다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으니 국민적인 성원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매직’의 시작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었다. 당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사상 첫 8강 진출에 이어 4강, 그리고 결승 무대까지 이끌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할 만큼 약체였던 베트남의 축구역사가 새로 쓰이는 순간이었다.

9월 아시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최고성적이 16강이었던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의 지도 아래 역대 최고인 4강 무대까지 밟았다. 이 과정에는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일본전 승리라는 새 기록도 더해졌다.

스즈키컵을 앞두고 박항서 감독을 향해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것은 자연스러웠다. 10년 전 대회를 마지막으로 늘 결승에조차 오르지 못했던 베트남 입장에선 이른바 ‘박항서 매직’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박항서 감독은 그 기대를 10년 만의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로 답했다. 어김없이 빛난 ‘박항서 매직’에, 베트남 전국은 또 한 번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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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베트남은 오는 11일 오후 9시45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잘릴 국립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와 결승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15일 9시30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다.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박항서 감독이 그 중심에 있다.

▲2018 AFF 스즈키컵 결승전 베트남-말레이시아전 일정

- 1차전 : 11일 오후 9시45분, 말레이시아 부킷잘릴 국립경기장
- 2차전 : 15일 오후 9시30분, 베트남 미딘 국립경기장
*국내중계 : SBS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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