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한 방만을 기대하던 한국축구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최전방 공격수인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등장 덕분이다.

그동안 축구대표팀 공격은 손흥민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비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비는 정상급 공격수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골을 기대해볼 만한 또 다른 공격자원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던 까닭이 더 컸다. 그간 많은 공격수들이 시험대에 오르고도, 결국 초점이 ‘손흥민 활용법의 극대화’로 이어진 이유였다.

손흥민을 향한 상대 팀의 집중견제는 불 보듯 뻔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한국축구는 손흥민의 발끝에서 터지는 한 방만을 기대해야하는 상황이 많았다. 손흥민은 한국축구의 가장 큰 무기이자, 유일한 무기이기도 했다.

황의조의 등장이 특히 반가운 이유다.

전임 감독들로부터 중용을 받지 못했던 그는 김학범 감독이 이끌던 지난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한국축구의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아시안게임에서의 가파른 상승세는 소속팀은 물론 A대표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연합뉴스
기록이 이를 말해준다. 최근 그는 9경기 중 무려 8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 유일하게 골을 넣지 못한 경기는 지난달 파나마전이었는데, 그 경기는 교체로 출전해 30분도 뛰지 못했던 경기였다. 그 외의 경기에선 모두 골을 터뜨렸다. 무서운 상승세다.

17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은 황의조의 기세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한국은 전반 20분이 넘도록 슈팅 1개도 기록하지 못하다가 전반 22분 첫 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원샷원킬의 주인공은 황의조였다.

그는 김민재(전북현대)의 롱패스 타이밍에 맞춰 상대 수비뒷공간을 파고들었다. 단숨에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든 그는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호주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수의 태클은 황의조의 슈팅 타이밍을 막지 못했고, 상대 골키퍼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이 빠지면서 공격진에 비상이 걸렸던 가운데 터뜨린 한 방이었다는 점에 의미가 컸다. 최근 물 오른 득점력과 맞물려, 그동안 손흥민의 골만을 기대해야 했던 한국축구에 또 다른 희망으로 자리 잡은 것이기 때문. 자연히 벤투호에는 손흥민 외에 황의조라는 득점카드가 더해지게 된 셈이다.

그간 어깨에 많은 짐을 짊어져야 했을 손흥민이 그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상대 수비진을 끌어내 황의조의 골을 돕거나, 황의조에게 분산된 견제를 틈타 직접 ‘한 방’을 노릴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황의조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