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당당했다. 포메이션을 사전에 공개하고 가감없이 드러냈다. 가장 논란의 인물인 황의조 발탁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난 학연 지연 의리는 없다"면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로 뽑았다"고 했다.

"논란이 많을 수 있지만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는 김학범(58) 감독의 출사표는 당당했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남자 축구 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김학범 감독과 이민성, 김은중, 차상광 코치도 함께 자리했다.

ⓒ대한축구협회
23세 이하(U-23)에 23세 초과 선수 3명인 와일드카드 차출이 가능한 남자 대표팀에는 일단 와일드카드로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가 뽑혔다. 또한 23세 이하 선수에는 이승우, 황희찬 등 월드컵에서도 활약했던 선수는 물론 핵심 수비수 김민재도 발탁됐다.

반면 아직 17세의 나이임에도 엄청난 기략을 보여줬던 이강인과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기대를 받았던 백승호는 제외됐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손흥민 차출보다 관심을 모은 것은 조현우, 황의조 발탁이었다. 조현우에 대해서는 "골키퍼는 하나를 막으면 한 골을 넣는 것과 다름없다. 월드컵에서 보여준 기량을 봤을때 뽑았다"고 말했다.

황의조를 뽑은 것에 대해 논란이 되는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김 감독은 "저는 학연 지연 의리 없다. 제가 그 바탕에서 올라왔다. 성남에 있던 선수라고 뽑은것은 아니다. 어떤 지도자가 성적을 눈앞에 두고 그러겠나. 현재 황의조는 컨디션이 매우 좋다"고 자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구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이동국, 이천수, 박지성 등과 황금의 공격라인에서 함께 했던 김은중 코치는 당시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예전에 비하면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 지금 선수들이 개개인의 득점력, 개인기가 좋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흥민, 황희찬 등의 공격진들이 득점을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기대를 모았던 스페인에서 활약 중인 백승호와 이강인은 제외됐다. 백승호를 제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김 감독은 "백승호는 굉장히 열심히 했고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부상을 당했고 회복 여부가 불분명하고 회복이 되어도 현지의 더위가 있어 회복이 쉽지 않다고 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17세밖에 되지 않았지만 놀라운 잠재력과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이강인(발렌시아)을 발탁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이강인도 사실 직접 체크해보고 싶었다. 구단에 협조 요청을 했고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에 참여시키려 했지만 구단에서 유소년 정책상 불가능하다고 했다"면서 "결국 기량을 비교하면서 평가해보고 싶었지만 직접 평가해보지 않은 선수를 큰 대회에 선발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대표팀 명단에 대해 호불호가 많이 갈릴것으로 생각한다. 생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분명히 갈릴것이지만 이 팀이 하나로 되고 좋은 성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힘을 다하겠다"면서 "모든 책임은 감독인 제가 맡겠다. 이제부터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대표팀 명단 발표 용지 뒤에는 직접 김학범 감독이 3-5-2 포메이션에 각 위치에 설 선수명단까지 작성했다. 놀라운 자신감에 기자단도 놀랐고 아시아 강팀이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신감이 돋보였다.

남자 대표팀은 오는 31일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에 집결한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은 공식적으로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열리지만 축구종목의 경우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남자대표팀은 먼저 경기를 가진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8월 9일 이라크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국내에서 평가전을 가진 후 8월 10일 출국한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

-골키퍼 : 조현우(대구) 송범근(전북)
-수비수 : 황현수(FC서울) 정태욱(제주) 김민재(전북) 김진야(인천) 조유민(수원FC) 김문환(부산) 이시영(성남)
-미드필더 : 이승모(광주) 장윤호(전북) 김건웅(울산) 황인범(아산) 김정민(FC리페링) 이진현(포항)
-공격수 : 황의조(감바 오사카)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나상호(광주)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