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왜 한국은 세계 강팀들과 평가전을 가지지 못하나요?”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왜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온두라스, 볼리비아 같은 팀과 A매치를 해야 하나. 아이티, 이스라엘도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을 할 수 있고 일본은 스위스랑도 평가전을 하는데 말이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솔직하게 답했다. 그리고 이 대답은 대한축구협회의 능력 부족 혹은 냉혹한 현실일 수 있기에 서글프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는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홍명보 전무,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48개사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기자 간담회에서는 왜 한국은 A매치 데이만 되면 그리 강하지 않은 상대와 맞붙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한국은 월드컵 직전에 4번의 평가전을 가졌는데 온두라스-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볼리비아-세네갈이 상대였다. 세네갈을 제외하곤 월드컵 출전국이 없었고 온두라스, 볼리비아는 상대로서 너무나도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정몽규 회장이 실무자인 전한진 사무총장에게 답할 것을 요청했고 전 사무총장은 “솔직히 매치 비용은 문제가 아니다. 이미 축구협회 예산은 미리 잡혀있고 충분하다. 또한 매치가 성사되는 금액은 시장가가 형성되어 있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협회가 돈을 안 쓴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반박한 후 “매치가 성사되는 과정에서 누가 더 이 경기를 필요로 하느냐, 어디까지 필요한걸 요구하고 해줄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소위 말하는 강팀,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강한 나라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칠레, 터키 등도 다 접촉했었다”고 답했다.

접촉과 별개로 실제 성사 여부는 모두 실패였다. 이에 대해 전 사무총장은 “안타까운 현실은 한국과 경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도 있고 하더라도 시기 날짜 장소에 대해서 조율과정에서 안된 것도 많다”면서 “외부에서 볼 때는 이런 나라랑 왜 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나온 결과”라고 답했다.

결국 한국 축구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상대 국가에서 한국과 붙어서 얻을게 없다고 판단되는 것이 가장 크다는 말이다. 물론 협상력 면에서 대한축구협회의 능력을 탓할 수도 있지만 만약 이것이 최선이었다면 결국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 외에는 강팀과 평가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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