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한국이 못할 때는 신나게 비난하더니 독일을 이기고 나니 더 이상 울리 슈틸리케 전 한국대표팀 감독의 말을 찾아보기 힘들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전에만 해도 언론을 통해 자신을 뽑지 않은 스웨덴 대표팀에 혹평을 가하더니 스웨덴이 8강까지 진출하니 말이 없어졌다.

그래도 자신이 몸 담았던 곳에 대한 예의는 찾아볼 수 없던 말들은 자신들의 옹졸함만 드러낸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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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에서 귀국했다. 1승2패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을 잡는 기적같은 모습으로 희망을 남겼다.

물론 신태용호는 독일전 결과에 가린 많은 비판을 남기고 있다. 6개월간 준비한 스웨덴전 유효슈팅 0개의 패배, 멕시코전 역시 한계 가득한 경기력, 특정 선수에 대한 맹신, 신태용 감독의 언행 등으로 인해 여론의 도마에 올라있다.

신태용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며 대한축구협회 역시 5일부터 본격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독일전 승리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독일전 승리가 있기 전까지 국내외 비판 여론이 가능했고 그중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비난이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자신이 직접 지도했던 한국 대표팀에 대해 독일 언론에 “한국은 조별 리그 3패로 탈락할 것”이라며 “한국은 늘 2002년을 외쳤다. 나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2002년에 살고 있다”고 말했었다.

또한 그는 “한국에서 어떤 것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즉각 누군가가 희생양이 되는 문화가 있다. 축구에서는 항상 감독을 비판한다”고 말하며 자신을 경질한 한국에 나쁜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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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견을 말할 권리는 있다. 하지만 최소한 자신이 3년 가까이 지도했던 한국 대표팀에 대해 칭찬과 격려보다 비난을 입에 올리는 것은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밖에 되지 못한다. 결국 독일전에서 한국이 기적 같은 승리를 하자 슈틸리케는 더 이상 한국대표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스웨덴의 국제적 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비슷하다. 즐라탄은 스웨덴 대표팀에서 끝내 자신을 선발하지 않자 “만약 내가 있었다면 스웨덴은 전승의 기대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후배들이 그저 대회를 즐기고 갔으면 좋겠다”며 폄하했다. 스웨덴 감독이나 선수들은 월드컵 도중 항상 즐라탄에 대한 질문을 받으며 없는 선수에 대해 얘기해야했다.

하지만 개성강한 즐라탄을 뽑지 않으면서 팀워크를 더 중시한 스웨덴은 한국, 멕시코, 독일이 속한 F조에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고 16강에서도 스위스에 승리하며 8강까지 올랐다. 24년만에 8강으로 스웨덴 축구사에 남을 대업적이다.

이후 즐라탄의 말은 찾아볼 수가 없다. 마치 독일전 한국의 승리 후 말이 없어진 슈틸리케처럼-.

한참 언론을 통해 떠들다가 결과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르니 입을 다물고 있다. 그전에 뱉었던 말은 남아있고 주워 담을 수 없다. 흘려버린 옹졸함을 주워 담을 길이 없는 슈틸리케와 즐라탄이다.

즐라탄을 제외한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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