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의 늪을 앞세운 이란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필두로 한 포르투갈을 잡고 죽음의 조 탈출에 도전한다.

이란은 26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사란스크에 위치한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B조 3차전 포르투갈과 맞대결을 벌인다. 이란은 1승 1패를 기록 중인 만큼, 포르투갈을 반드시 잡고 16강에 올라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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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모로코와 1차전 맞대결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스페인과 2차전에서는 석패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1승 1무를 기록 중이고, 모로코가 2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앉아있다. 이란은 최종전을 무조건 잡아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밀리지만,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기적을 일궈내겠다는 각오다.

자신은 있다. 이란의 늪은 ‘티키타카’를 앞세운 스페인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디에고 코스타에 결승골을 헌납하며 승점을 챙기지는 못했지만, 스페인은 확실히 고전했다. 스페인은 압도적인 점유율(77.7%-22.3%)과 슈팅 수(18-7), 패스 시도(776-216) 등을 보였지만 기계처럼 움직이는 이란 수비를 뚫지 못했다.

코스타의 결승골도 행운이 따랐다. 코스타의 문전 슈팅이 라민 레자에이안 맞고 다시 코스타를 때린 뒤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란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이번 대회 1, 2차전까지 자신들의 축구가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스페인에 선제골을 내준 뒤 보인 이란의 경기력이었다. 이란은 스페인을 상대로 강하게 몰아붙였다. 메흐디 타레미와 카림 안사리파드, 사에드 에자톨라히가 연달아 스페인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16분에는 에자톨라히가 골망을 가르기도 했지만,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에 오프사이드가 걸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스페인의 골문을 여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란의 공격력은 세계 최강 스페인을 곤경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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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울 것이 없다. 졌지만 잘 싸웠고, 자신감이 더해졌다.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이지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넘친다.

포르투갈은 ‘호날두 원맨팀’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호날두는 1차전(vs 스페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극적인 3-3 무승부를 이끌었고, 2차전(vs 모로코)에선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가져왔다. 팀이 기록한 승점과 득점 모두 호날두가 만들었다. 전방에 포진하는 곤살로 게데스를 비롯해 베르나르두 실바, 주앙 무티뉴, 윌리엄 카르발류 등의 활약은 보이지 않는다.

이란은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수비에 가담해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고, 쉴 새 없는 압박과 협력에 능하다. 지난 대회에서는 리오넬 메시를 곤경에 빠뜨린 경험도 있고, 지금은 더 강해진 상태다.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와 유로 2016 우승 주역이고, 기록의 사나이라 불리는 호날두지만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하다.

탄탄한 수비가 포르투갈전에서도 빛을 발한다면, 스페인전에서 보인 날카로운 역습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무승부는 패배나 다름없다. 승리만이 죽음의 조 탈출을 가능케 한다. 이란은 ‘축구의 신’ 호날두에게 좌절감을 안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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