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재호 기자] 분명 신태용 감독에게는 10개월만에 대표팀을 꾸려 월드컵에 나가야하는 힘든 임무가 주어졌다. 그러나 막상 월드컵 뚜껑을 열어보니 10개월은 그리 짧지만은 않았다. 페르난도 이에로 스페인 감독대행은 자리에 앉은지 하루만에 월드컵에 나섰고 일본은 2개월까지 감독, 호주는 6개월짜리 감독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간 없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신태용호다. 중요한건 ‘양보다 질’일지 모른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첫 경기 스웨덴전에서 후반 20분 PK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최악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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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반 27분만에 박주호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고 김민우가 투입됐다. 김민우는 후반 20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범했고 VAR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상대 주장 그랑크비스트가 득점했고 한국은 이후 별다른 반격도 해보지 못하고 패했다. 유효슈팅 하나 때려보지 못하고 끝난 참패였다.

한국의 졸전과 상반되게 다른 아시아팀들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경기를 가진 이란은 모로코를 상대로 접전을 펼치다 끝내 후반 추가시간에 자책골을 얻어내며 아시아팀에 2010년 이후 감격적인 월드컵 첫 승을 안겼다.

이후 호주는 우승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접전을 펼치다 후반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일본은 같은조 최강으로 여겨졌던 콜롬비아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놀라운 것은 호주와 일본이다. 호주의 경우 감독 경질 후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부임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우승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상당히 버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본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경질 후 2개월만 지휘봉을 잡은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팀을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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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신태용 감독도 시간은 없었다. 하지만 6개월짜리 감독이 맡은 호주, 2개월짜리 감독이 맡은 일본을 보면 꼭 시간 부족이 대표팀 부진의 이유라고 보긴 힘들다. 실제로 신태용 감독은 부임 10개월간 단 1개월(2018년 4월)을 제외하고 매달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과 경기를 한 바 있다. A매치만 18경기였다.

물론 한국대표팀에는 부상자 속출 등의 변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이유는 호주, 일본뿐만 아니라 32개국 어느팀도 가지고 있다. 중요한건 ‘양 보다 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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