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팀' 볼리비아와 비기고 '강팀' 세네갈엔 완패
월드컵 직전 두 차례 평가전서 1무1패 '무득점'

무거운 분위기+싸늘한 여론 그대로 러시아 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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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반전은 없었다. 신태용호가 찝찝함만 잔뜩 남긴 채 ‘결전지’ 러시아로 향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피파랭킹 57위)은 11일(이하 한국시각) ‘피파랭킹 27위’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0-2패)을 끝으로 8일 간의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모두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한 전지훈련이 됐다. 출국 전 무거웠던 대표팀 분위기마저도 돌리지 못했다. 오히려 신태용호를 향한 팬들의 우려와 불신만 더욱 커진 모양새가 됐다. 이번 전지훈련이 찝찝함만 잔뜩 남은 이유다.

앞서 오스트리아로 출국하던 신태용호의 분위기는 매우 가라앉아 있었다.

1일 월드컵 출정식을 겸했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1-3으로 완패한 직후였기 때문. 경기 직후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등 핵심선수들이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패를 떠올리며 선수단의 자성을 촉구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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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길에 오를 당시 잔뜩 굳어 있던 ‘주장’ 기성용의 표정은 신태용호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대변했다. 기성용 역시 “팬분들께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인 채 오스트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가뜩이나 여론이 좋지 못했던 상황.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의 두 차례 평가전은 그래서 더욱 중요했다.

여론은 물론이거니와 가라앉은 대표팀 내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무대였다. “이젠 실험보다는 진짜 월드컵을 대비해야 한다”던 신 감독의 한 마디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신태용호는 두 차례의 기회마저도 모두 놓쳤다.

7일 볼리비아(피파랭킹 59위)와의 경기는 특히 반드시 잡고 가야 할 경기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었던 데다가, A매치 경력이 적은 선수들이 대거 소집된 팀인 만큼 분위기를 바꿀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

그러나 신태용호는 90분 내내 답답한 경기력 속에 결국 0-0 무승부에 그쳤다. 공격은 시종일관 상대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수비는 상대의 약한 전력 탓에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오르지도 못했다.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한 평가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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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신태용 감독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신욱(전북현대)의 선발 출전과 관련해 “트릭(속임수)이었다”고 발언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여기에 경기 직후 손흥민과 정우영(빗셀고베) 간 불화설까지 일었다.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소한 장면까지 큰 논란으로 이어진 장면은 신태용호를 향한 여론이 얼마나 부정적이었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마지막 기회였던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도 끝내 반전은 없었다.

세네갈전은 관중은 물론 취재진에게까지 전면 비공개로 진행됐다. 신 감독도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피파랭킹 27위인 세네갈을 상대로 어떠한 결과를 얻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경기를 앞두고 신 감독은 “경기 영상이 스웨덴에 유출될 가능성이 99%”라면서 태도를 바꿨다. 전지훈련 내내 유독 정보전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던 신 감독의 한 마디에 팬심은 또 다시 들끓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0-2로 완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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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태용호는 오스트리아에서 진행된 두 차례의 평가전을 1무1패의 성적으로 마쳤다. 약팀인 볼리비아를 잡지 못했고, 강팀인 세네갈에는 완패를 당했다. 보스니아전을 포함하면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에 1득점-5실점. 월드컵을 앞두고 받아든 성적표다.

특히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를 반전시킬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더욱 씁쓸함만 남기게 됐다. 거듭된 부진에 따른 대표팀 내부 분위기는 물론, 신태용호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여론 역시 더 나쁜 쪽으로 향하게 됐다. 월드컵 첫 경기를 불과 엿새 앞둔 신태용호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달은 모양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일정

- 18일(월) 오후 9시 : 스웨덴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
- 24일(일) 오전 0시 : 멕시코전 (로스토프 아레나)
- 27일(수) 오후 11시 : 독일전 (카잔 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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