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중계화면 캡처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평소 같았으면 무심코 넘어갔을 장면까지도 큰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신태용호의 씁쓸한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논란은 7일 볼리비아전이 종료된 직후 중계 영상에서 시작됐다. 정우영(빗셀고베)이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향해 무언가 말을 건네는 장면이 중계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파를 탄 것.

특히 정우영의 표정, 그리고 그를 말리는 듯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제스처 등이 맞물리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정우영과 손흥민이 말다툼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 대해 정우영과 손흥민이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고, 정우영의 표정이 일그러진 것은 체력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으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같은 해명이 전해진 뒤에도 팬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정우영의 표정이나 김영권의 제스처 등 여러 정황상 충분히 오해를 할 만한 장면들이기 때문.

이번 논란은 특히 지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도 선수단 분위기가 좋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바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시 전반전을 마친 직후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주장 완장을 내팽개칠 정도로 팀과 동료들의 경기력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또 손흥민이 부정확한 크로스를 건넨 김민우(상주상무)를 짜증 섞인 표정으로 바라본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장면도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MBC중계화면 캡처
손흥민이 경기 후 동료들을 향해 "못한 뒤에 '다음 경기에 잘 하겠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 선수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승부욕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물론 나도 반성을 해야 한다"며 건넨 '작심발언'도 화제가 됐다.

이어 그 다음 경기인 볼리비아전에서도 정우영과 손흥민 간 ‘논란의 장면’이 나왔으니, 팀 내부 불화설에 대한 의혹 역시 더욱 거세지게 됐다.

물론 불화설의 진위는 당사자들만이 알 터. 다만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사소한 장면들까지도 큰 논란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곧 신태용호를 향한 여론이 그만큼 좋지 못하다는 방증이라는 점.

예컨대 만약 볼리비아전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둔 직후였더라면, 정우영과 손흥민 간 논란의 장면 역시도 큰 화제로까지 이어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날 졸전 끝에 볼리비아와 무승부에 그친데다가 경기 직후 오해를 살 만한 장면까지 더해졌으니, 팬들 사이에서도 논란으로까지 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 내내 팬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신태용호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단면인 셈이다.

월드컵 첫 경기가 불과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씁쓸한 분위기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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