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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전주=김명석 기자] 우려가 컸다.

역대 월드컵 가운데 가장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3전 전패로 일찌감치 탈락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출정식이 열렸다. 앞선 분위기와 맞물려, 신태용호를 향한 팬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기우에 불과했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경기 전부터 인근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4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관중들은 경기 내내 목청껏 응원을 펼쳤다.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는 기본이고, 다양한 응원가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실점 직후에도,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보스니아에 허망하게 실점을 내준 직후에는 “괜찮아”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할 수 있어 한국”이라는 구호가 경기장을 수차례 메웠다.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경기 내내 신태용호를 향해 진심어린 응원을 전했다.

그러나 정작 신태용호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보스니아에 1-3으로 완패했다.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내용면에서도 무기력했다. 일말의 희망을 안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실망감과 허탈감 속에 발길을 돌렸다. 팬들의 기대를 또 다시 저버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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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태용호는 큰 빚을 진 채 월드컵 무대로 향한다. 이날 관중들은 비관론 속에서도 기꺼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 내내 목청껏 응원을 펼쳤고, 완패로 끝난 뒤에도 경기장에 남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야유가 대신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 모두 이 분위기를 가슴에 새기고, 출국길에 올라야 한다.

빚을 갚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 월드컵에서의 반전뿐이다. 이날 보여주지 못한, 신태용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통쾌한 반란을 월드컵 무대에서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발걸음은 그저 '헛걸음'에 그치게 된다. 기꺼이 경기장으로 향했던 관중들의 마지막 믿음마저도 저버리는 셈이다.

한편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회의를 통해 최종엔트리에 오를 23명을 확정한 뒤, 2일 오전 중 발표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이날 해산돼 하루 휴가를 보낸 뒤, 3일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만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집돼 사전캠프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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