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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문선민(26·인천유나이티드)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명단에 깜짝 발탁됐다. 고교 졸업 후 우여곡절 끝에 스웨덴 3부리그에 진출한 뒤, K리그로 복귀해 월드컵 대표까지 승선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문선민은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공개된 2018 러시아 월드컵 명단(28명)에 이름을 올렸다. 신태용 감독은 물론 그동안 성인대표팀 경력이 전무했던 그의 월드컵 대표팀 승선은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에서 5~6년 뛰면서 적응이 된 선수다. 스피드나 저돌적인 돌파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경기장에서 직접 볼 때마다 과감하게 플레이했다. 마지막까지 점검하기 위해 대표팀에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선민의 이번 월드컵 대표팀 승선은 순탄치만은 않았던 그의 앞선 행보와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한때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도 발탁될 만큼 재능을 인정받았던 그는 장훈고 졸업 후 새 팀을 찾지 못하는 난관에 부딪혔다. 테스트를 통해 해외리그 진출을 타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축구선수로서의 진로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시기였다.

고민 끝에 그는 나이키 더 찬스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전 세계 42개국 7만5000명이 참가한 프로그램에서 세계 결선대회 100인에 뽑힌 뒤, 치열한 경쟁 끝에 최후의 8인에 선발돼 나이키 아카데미에 입단했다.

이후 그는 연습경기 도중 당시 스웨덴 3부리그팀인 외스테르순드의 러브콜을 받고 2012년 프로에 진출했다. 스웨덴 리그에서도 경쟁을 이어간 그는 유르고르덴(2부)을 거쳐 2017년 K리그 인천에 입단했다.

인천 입단 첫 시즌부터 30경기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은 그는 올 시즌 골 결정력과 수비 가담 능력 등을 개선하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특히 13경기에 출전,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시즌 초반 인천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6골은 K리그1 국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고, 전체를 통틀어도 4위에 해당하는 기록.

이러한 활약은 신태용 감독의 레이더망에도 포착됐다. 올 시즌 꾸준하게 인천 홈경기장에 코칭스태프를 파견, 문선민의 경기력을 점검한 신 감독은 파격적으로 문선민을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켰다.

물론 월드컵 최종 엔트리(23명)에 포함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월드컵 출전 여부는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될 소집훈련과 두 차례의 국내 평가전을 치른 뒤에야 결정된다.

문선민은 그러나 “나이키 더 찬스 때부터 계속 경쟁을 해왔다. 이번에는 최정상급 선수들과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설렌다”면서 “자만심을 가지지 않고 꾸준히 준비하면서 최종목표인 월드컵 출전까지 다다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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