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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이기형 나와!“

인천유나이티드와 경남FC의 경기가 열린 2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경기가 끝난 뒤 구단 버스 근처에 일부 인천 팬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안전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된 가운데, 이곳저곳에서 이기형 감독을 향한 고함이 울려 퍼졌다.

경기 후반부 서포터스석에서 울려 퍼진 “이기형 나가라”라는 외침의 연장선에 있었다. 이날 인천은 2-1로 앞선 가운데 상대의 퇴장으로 40여 분간 수적 우위에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거푸 2실점, 2-3으로 역전패했다.

가뜩이나 4연패 포함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을 달리고 있던 분위기, 그리고 최근 유독 경기 막판 실점에 의해 승리를 놓치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팬심이 들끓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이날 당한 허무한 역전패는 이러한 팬심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무려 8년 만에 5연패를 경험한 팬들은 이기형 감독으로부터 직접 해명을 들으려 했다. 앞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긴 했으나, 팬들은 이 감독이 직접 팬들에게 최근의 상황들을 설명하고, 또 향후 계획을 듣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 감독은 끝내 팬들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구단 버스는 일부 팬들의 방해 속에서도 그대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들끓는 팬심을 조금이나마 달래고 향후 계획과 약속을 팬들에게 직접 건넬 유일한 기회였지만, 이 감독은 그 기회를 놓쳤다.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구단 버스가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에도 팬들은 한참을 떠나지 못했다. 추락하는 팀 분위기만큼이나, 이기형 감독과 팬들 사이의 관계 역시 최악의 일로를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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