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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라이벌전이 아니다. 아스날의 상징인 아르센 벵거와 그의 최대 앙숙 조세 무리뉴의 마지막 맞대결이다. 벵거는 천적이나 다름없는 무리뉴를 잡고 아스날을 떠날 수 있을까.

아스날이 30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맞붙는다. 지난해 12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맨유가 3-1로 승리한 바 있다.

사실 아스날은 리그 승리가 절실한 상황은 아니다. 올 시즌 EPL 34경기 17승 6무 11패(승점 57)를 기록하며 6위에 머물러있다. 4위 토트넘 홋스퍼와 승차는 11점으로 사실상 차기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 확보가 어려워졌다. 벵거의 마지막 시즌인 만큼 유종의 미는 필요하겠지만, 리그 승리가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아스날은 UEFA 유로파리그(UEL)에 집중하고 있다. 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만이 차기 시즌 UCL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27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치른 UEL 준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아쉬운 1-1 무승부를 거뒀지만 2차전이 남아있다.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맨유전은 쉽게 넘길 수 없다. 벵거는 무리뉴에게 유독 약했다. 무리뉴는 지난 2004년 첼시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벵거와 상대 전적에서 10승 7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

무리뉴는 벵거를 ‘실패 전문가’라 칭하는 등 그를 자신과 대등한 위치로 보지 않았다. 실제로 벵거가 무리뉴를 상대로 첫 승리를 따낸 것은 2015년 커뮤니티 실드였다. 첫 승리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벵거가 감독 은퇴를 선언한 것은 아니므로 무리뉴와 다시 맞붙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이번 맞대결이 두 앙숙의 마지막 만남이 될 수도 있다. 아스날은 모하메드 엘레니와 헨리크 미키타리안, 산티 카솔라 등 여전히 부상 선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UEL에 나설 수 없는 피에르 오바메양을 축으로 맨유전 승리를 노린다.

무리뉴는 아스날을 떠나는 벵거를 향해 작별인사를 전했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벵거 감독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그가 슬프면 나도 슬프다. 나는 항상 나의 상대인 벵거의 행운을 기원한다. 항상 그의 행운을 빈다. 그가 축구계에서 은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대부터 벵거 감독과 오랜 기간 라이벌이었다. 벵거 감독은 맨유로부터 존경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한때는 비아냥거림을 서슴지 않았지만, 마무리는 훈훈한 모양새다.

그러나 승부는 승부다. 무리뉴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벵거와 맞대결에서도 승리를 노린다. 리그 우승은 좌절됐지만, 2위를 지켜야 한다. 리버풀이 승점 3점 차로 추격해오고 있고, 토트넘의 반등도 막아야 한다. 이제는 맨유가 더 잘 어울리는 알렉시스 산체스와 로멜루 루카쿠, 폴 포그바 등이 승리를 위해 출격할 예정이다. 과연 두 남자의 마지막 맞대결 승자는 누가 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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