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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오랜만에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중요한 일전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이다. 최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관련된 팀내 입지와 맞물려, 찝찝함을 감출 수 없는 배경이다.

앞서 손흥민은 18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팔머 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원정경기에 풀타임을 뛰었다. 그가 경기 중 교체되지 않고 마지막까지 소화한 것은 지난달 17일 스완지 시티전(FA컵) 이후 한 달 만이자 4경기 만이다.

맨체스터 시티전 선발에서 돌연 제외됐던 아쉬움은 어시스트로 털어냈다. 후반 3분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낸 뒤 해리 케인의 선제골을 도왔다. 날카로운 슈팅과 침투로 상대 수비도 연신 흔들었다. 인디펜던트 8점, 스카이스포츠 7점(이상 공동 1위) 등 현지에서도 호평이 잇따랐다.

오랜만에 풀타임을 뛸 기회가 찾아왔다는 점이 반가웠다. 손흥민은 앞서 첼시전 74분, 스토크 시티전 67분을 뛴 뒤 교체됐다. 늘 첫 번째 교체대상이었다. 급기야 맨시티전에서는 선발에서 제외된 뒤 후반 19분에야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풀타임 출전 자체만 놓고 보면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런데 마냥 긍정적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이유가 있다. 팀의 향후 일정과 포체티노 감독의 성향, 그리고 경쟁자의 출전시간을 종합하면, 자칫 중요한 경기에서 또 다시 외면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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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오는 22일 오전 1시15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A컵 4강전을 치른다. 대회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는 단판승부다. 토트넘도, 맨유도 놓칠 수 없는 경기다.

델레 알리가 브라이튼전에서 휴식을 취하고, 맨유가 주중 본머스전 선발에서 알렉시스 산체스와 로멜로 루카쿠 등을 선발에서 제외한 것 역시 이번 맞대결에 대비하겠다는 양 팀 사령탑의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 이 경기를 나흘 앞두고 풀타임을 소화한 것이 찝찝한 이유다.

더구나 손흥민은 최근 에릭 라멜라와 경쟁 아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의 활약상을 돌아본다면 경쟁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포체티노 감독만 유독 손흥민과 라멜라를 경쟁구도에 올려두고 있다. 현지 언론조차 “손흥민의 몸 상태가 좋아도 포체티노 감독은 라멜라를 선호한다”고 지적할 정도.

문제는 포체티노 감독이 중요한 경기에서만큼은 꼭 손흥민 대신 라멜라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 유벤투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그랬고, 최근 맨시티와의 EPL 홈경기가 그랬다. 이목이 집중될 만한 경기마다 손흥민이 유독 희생양이 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라멜라는 브라이튼전에서 교체로 출전, 30여 분을 뛰면서 체력을 안배했다. 손흥민의 풀타임 출전, 그리고 포체티노 감독의 성향 등을 종합해본다면, 맨유와의 FA컵 4강전에서 손흥민이 또 다시 외면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올 시즌 28개의 공격포인트(18골-10도움)를 기록 중인 손흥민이 마주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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