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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피파랭킹 55위)이 말리(67위·아프리카)와 가까스로 비겼다.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는데 그치면서 적잖은 충격에 휩싸인 모양새다.

무대는 23일 오후 9시20분(이하 한국시각) 벨기에 스타드 모리스 뒤프랑에서 열린 평가전이었다. 말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인 세네갈(아프리카)전에 대비한 일본의 ‘가상 상대’였다.

일본에게는 의미가 적잖은 경기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한국전 1-4 참패 이후 첫 A매치였기 때문. 일본 입장에서는 월드컵 본선의 가상 상대를 꺾고, 당시의 흐름을 끊어내는 것이 이상적인 시나리오였을 터.

전력상 일본의 우세를 전망하는 시선도 지배적이었다. 말리는 지난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C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탈락(4무2패)한 팀이었다. 이번 일본전에 소집된 23명 가운데 15명의 선수가 A매치 경력이 3경기 이하였고, 2000년생을 포함해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도 마찬가지.

그러나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일본의 경기력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경기 초반 상대의 역습에 흔들리더니, 이후 주도권을 쥐고도 좀처럼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슈팅은 번번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골대를 외면하면서 답답한 경기 흐름만 반복됐다.

전반 43분 페널티킥 선제실점을 내준 뒤에는 분위기가 더욱 흔들렸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공격수들을 연거푸 투입하며 흐름을 바꿔보려 애썼지만 답답한 공격흐름은 거듭 이어졌다. 오히려 상대의 스피드와 개인기에 수비진이 거듭 흔들렸다.

그나마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마저 모두 흐른 시점에 터진 나카지마 쇼야(포르티무넨세)의 극적인 동점골에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 다만 아프리카 예선 ‘무승’ 탈락팀, 더구나 최정예가 소집되지 않은 팀을 상대로 보여준 무기력한 경기력은 극적인 월드컵을 준비하는 일본에게는 충격적인 결과일 수밖에 없었다.

할릴호지치 감독 역시 이날 일본 대표팀의 경기력에 적잖은 실망감을 밝혔다. 그는 경기 후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모든 선수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세네갈전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주장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역시 “개인 능력은 물론 조직력으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꼈다. 오늘은 상대의 개인기에 완전히 당했다”며 “이대로라면 월드컵에서 힘들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의 2번째 평가전(27일 오후 9시20분)은 더욱 단단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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