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인천유나이티드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대구FC의 첫 골과 첫 승리 역시 다음으로 미뤄졌다. 득점 없이 마친 두 팀의 경기에서 미소를 지은 팀은 없었다.

무대는 17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 3라운드였다. 지난 라운드에서 ‘1강’ 전북현대를 잡아낸 인천의 기세가 이어지느냐, 2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한 대구가 분위기를 반전시키느냐가 걸린 맞대결이었다.

경기는 시종일관 치열하게 펼쳐졌다. 인천도, 대구도 거듭 서로의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좀처럼 0의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양 팀 골키퍼들의 선방에, 공격진 스스로의 결정력 부족 문제가 더해졌다.

결국 두 팀은 0-0으로 무승부,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전북전에 이어 2연승에 도전하던 인천도, 시즌 첫 골과 승리에 도전하던 대구도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한 판이었다.

▶사령탑 출사표

- 이기형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 “전북현대전(3-2승) 이후 같이 하나가 되면 어느 팀이든 이길 수 있는 기류가 형성됐다. 자신감이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방심이나 안일함을 갖지 않도록 했다. 가장 중요한 공격수인 무고사의 결장(징계)이 아쉽다. 그래도 박용지가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 안드레 대구FC 감독 : “1승이 필요한 만큼 부담감은 크지만, 그래서 더 많은 준비를 했다. 앞선 2경기는 모두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도 2경기 째 득점이 없는 것이 많은 고민이다. 인천의 전북전을 분석했다. 새 용병들이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못하도록 압박할 것이다.”

인천-대구 선발라인업
▶양 팀 선발라인업

인천은 박용지를 필두로 문선민과 쿠비가 양 측면에 포진하는 4-3-3 전형을 가동했다. 아길라르와 한석종이 중원에 포진했고 고슬기가 그 뒤를 받쳤다. 김용환과 부노자 이윤표 최종환은 수비라인을, 이태희는 골문을 각각 지켰다.

대구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카이온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고승범 김경준 김대원이 2선에 나섰다. 홍정운과 황순민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오광진 김진혁 한희훈 정우재가 포백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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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 치열했던 공방전, 깨지지 않은 0의 균형

경기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전반 3분 만에 인천이 기회를 잡았다. 상대 수비수의 공을 가로챈 문선민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슈팅은 다만 조현우의 손끝에 걸렸다. 1분 뒤에는 반대로 대구가 인천 골문을 위협했다. 고승범이 상대 수비수의 공을 가로챈 뒤 오른발 슈팅까지 연결했다. 슈팅은 옆그물에 맞았다.

전반 7분에는 대구가 또 한 번 득점기회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찬 김대원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인천의 골문으로 향했다. 슈팅은 다만 골대를 강타했다. 이후 두 팀은 중원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호시탐탐 서로의 골문 뒷공간을 파고들면서 기회를 노렸다.

전반 39분 대구가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문전으로 파고들던 카이온에게 연결됐다. 슈팅은 그러나 이태희가 몸을 던져 선방해냈다. 이에 질세라 인천도 역습 상황에서 아길라르의 왼발 슈팅으로 응수했다. 전반 44분 한희훈의 강력한 슈팅은 이태희의 선방에 또 걸렸다. 전반전은 득점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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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연이은 교체카드 승부수, 소득없이 마친 경기

양 팀 모두 하프타임 교체 없이 라인업을 유지했다. 0의 균형을 깨트리기 위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다만 이태희-조현우의 연이은 선방쇼가 펼쳐졌다. 인천과 대구 모두 아쉬움만 삼키는 장면들이 거듭됐다.

후반 중반을 넘어서자 양 팀 모두 승부수를 던졌다. 인천은 박용지 대신 김보섭을, 대구는 김경준 대신 전현철을 투입했다. 공격진의 변화를 통해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겠다는 양 팀 사령탑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교체카드는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후 인천과 대구는 각각 송시우와 정승원을 투입해 또 다른 변화를 꾀했으나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지는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결정적인 기회마저도 무산됐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찬 카이온의 슈팅은 골키퍼에 막혔고, 이어진 인천의 역습 상황마저 무산됐다.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득점없이 마무리됐다.

▶경기종료 : 인천, 2경기 무패…대구 첫 승점

인천은 지난 전북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패(1승1무)를 달렸다. 승점 4점(1승1무1패)으로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대구는 2연패에서 탈출하면서 첫 승점(1점·1무2패)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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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이태희, 상대를 좌절케 한 ‘선방쇼’

대구와 인천 모두 서로의 골문을 위협한 장면들이 적지 않았던 경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0의 균형이 깨지지 않은 이유, 양 팀의 골문을 지킨 골키퍼들의 ‘선방쇼’였다.

경기 초반부터 골키퍼들의 존재감이 빛났다. 조현우(대구)가 전반 3분 만에 문선민과의 일대일 기회를 무산시켰다. 폭넓은 수비반경으로 번번이 상대의 공격 기회를 차단했다. 이태희(인천)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막판 카이온과 한희훈의 슈팅을 연거푸 막아냈다. 팽팽한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후반에도 마찬가지. 조현우는 페널티 박스 안까지 뛰쳐 나와 헤더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몸을 날리는 수비로 안정감을 더했다. 이태희 역시 시즌 첫 골을 향한 대구의 도전을 번번이 쳐냈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양 팀 골키퍼들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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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이기형 인천 감독 : "초반에 찬스도 있었고, 위험한 상들도 많았다. 결정력 부분에서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플레이를 한 점에 의미가 있다. 최전방에 무고사(징계)가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태희는 오늘 많은 선방을 해줬다. 덕분에 소중한 1점을 얻었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안드레 대구 감독 :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인천이 전북전 승리로 좋은 컨디션과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장점을 저지하려 했던 것이 주효한 것 같다. 양 팀 모두 찬스가 있었는데,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이날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이유가 됐다."

▶경기정보

- 인천 : 이태희(GK) - 김용환 부노자 이윤표 최종환 - 아길라르 고슬기 한석종 - 문선민 박용지(후27‘김보섭) 쿠비(후33‘송시우)

- 대구 : 조현우(GK) - 오광진 김진혁 한희훈 정우재 - 홍정운 황순민 - 고승범 김경준(후29‘전현철) 김대원(후36‘정승원) - 카이온

- 득점 : 없음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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