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울산=김명석 기자] 결과적으로 김도훈 울산현대 감독의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경기장을 찾은 울산 홈팬들 역시 나흘 새 두 차례나 쓰라린 패배의 맛만 본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울산에게 1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은 그 의미가 남달랐다. 16강 진출을 위한 선두권 경쟁의 분수령임과 동시에, 나흘 전 홈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던 김도훈 감독의 ‘그 선택’에 대한 결과물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나흘 전 김 감독의 선택은 ‘매우’ 과감했던 로테이션이었다. 당시 울산은 선발라인업에 적잖은 변화를 줬다. 주니오와 조영철 장성재 이지훈 등이 올 시즌 처음 선발로 출격했다. 리차드와 김인성 오르샤 등은 선발에서 제외되거나 출전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의도는 명확했다. 상하이전에 대비한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였다. 그러나 상주전이 K리그1 홈 개막전이라는 상징성을 지녔음을 감안한다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적잖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상주에 0-2로 완패까지 당했으니, 그 아쉬움은 더욱 컸을 터.

상하이전이 더욱 중요했던 이유였다. K리그 홈 개막전마저 힘을 뺄 정도의 승부수를 던졌으니, 그에 걸맞은 결과물을 내야 했다. 실제로 이날 울산의 라인업은 상주전과는 크게 달랐다. 강민수만 선발 자리를 유지했을 뿐, 나머지 10명은 확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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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있는 듯 보였다. 전반전만 하더라도 수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며 상대를 압박했다. 헐크, 오스카 등 상하이의 내로라하는 외국인선수들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흐름은 분명 울산의 몫이었다.

그러나 그 흐름을 타지 못했다. 도요다 요헤이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거나, 리차드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울산은 후반 5분 선제실점을 내줬다. 이후 남은 시간 상대의 수비를 뚫어낼 묘책을 찾지 못했다.

결국 울산은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0일 상주전 패배에 이은 홈 2연패였다. 이 과정에서 10명이나 확 바뀐 과감했던 로테이션은 아무런 소득을 내지 못했다. 울산에게는 씁쓸할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한편 울산은 오는 18일 제주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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