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 비상이 걸렸다. 5일(이하 한국시각) 리그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승리를 따냈지만, 중원의 핵심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3)를 잃었다.

경기 후 바르셀로나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니에스타가 오른쪽 햄스트링에 부상을 입어 한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현지 언론은 “이니에스타가 최소 3주에서 최대 4주까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다”고 밝혔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특별한 선수를 잃었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AFPBBNews = News1
이니에스타는 지난 시즌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잦은 부상까지 겹치면서 리그 출전은 23경기(선발 13)에 그쳤다. 바르셀로나는 리그 2위에 머물렀고, 기적적으로 8강에 올랐던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유벤투스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지만, 흘러가는 세월은 막을 수 없는 듯했다.

그러나 귀신같이 살아났다. 올 시즌 이니에스타는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활약을 보였다.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할 수는 없지만, 그라운드에서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리그 패스 성공률 87.6%(챔피언스리그 90%)라는 수치가 증명하듯 그의 패스는 여전히 실패란 단어와 거리가 멀다. 백패스보다 전진 패스가 압도적으로 많고,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패스도 여전히 날카롭다.

‘주장’ 이니에스타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바르셀로나는 승승장구했다. 리그에서는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었다. 올 시즌 11경기를 남겨둔 현재(7일 기준), 21승 6무(승점 69점)를 기록하며 2위 AT 마드리드에 승점 8점이나 앞서 있다. 세비야와 발렌시아, 레알 마드리드 등 상위권 팀과 경기가 남아있지만, 지금의 상승세라면 ‘무패우승’도 가능하다.

UCL에서도 거침이 없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준우승팀 유벤투스와 한 조에 속했지만, 일찍이 조 1위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16강 1차전(1-1)에서는 지난 시즌 EPL 우승팀 첼시를 만나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오는 15일 2차전이 홈에서 열리는 데다 역대 첼시전 홈경기에서 2승 4무로 무패를 내달리고 있다.

ⓒAFPBBNews = News1
바르셀로나는 사실상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만큼 유럽 정상 복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문제다. 바르셀로나 축구의 중심축인 이니에스타를 대체할만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AT 마드리드전에서 이니에스타를 대신해 투입된 안드레 고메스는 한계가 있다. 기본기부터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까지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

파울리뉴도 마찬가지다. 그는 바르셀로나와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도 투박하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투지 넘치는 압박과 준수한 결정력을 자랑했지만, 최근에는 13경기째 침묵 중이다. 중원을 구성하는 이반 라키티치와 세르히오 부스케츠도 이니에스타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에 바르셀로나는 필리페 쿠티뉴가 UCL에 참가할 수 없다. 오스만 뎀벨레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유럽 정상 복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악재를 이겨내야 한다. 바르셀로나의 승승장구는 이어질 수 있을까.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lkssky0203@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