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때 황금의 땅 ‘엘도라도’로 여겨지며 너나 할 것 없이 중국으로 향했다. 한때 ‘액소더스’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 감독이든 코치든 선수든 모두가 중국으로 향했지만 아시아쿼터 폐지를 통한 거품은 완전히 꺼졌다.

반면 중국이 지자 일본이 떴다. 이제는 일본 러시가 대세다. 대세의 중심에는 성과가 있다. 지난 시즌 일본 J리그 1,2,3위팀의 주전 골키퍼는 한국 골키퍼들이었다.

왼쪽부터 홍정호, 권경원, 정성룡, 김진현.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대로라면 2018시즌 중국 리그에서 뛸 한국 선수는 권경원 밖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충칭 리판의 정우영이 친정팀 J리그 빗셀 고베로 이적했다. 남은 선수는 권경원(톈진),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주영(허베이), 황일수(옌볜), 홍정호(장쑤)지만 권경원을 빼곤 모두 새로운 팀을 알아보고 있다.

황일수와 홍정호의 경우 국내 복귀가 유력하고 김기희, 김영권, 김주영도 이적이 유력하다. 모두들 2017시즌 시작전 갑자기 내려진 아시아쿼터 폐지(종전 5명에서 3명으로 외국인 선수 제한)로 인해 희생양이 된 것은 한국 선수들이었다.

물론 기량이 다른 외국인선수보다 뛰어났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중국리그는 현재 외국인 선수를 유럽 빅리그 주전급 선수들을 거액에 주고 데려오기에 몸값에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거액의 이적료(약 120억원)를 기록하고 중동에서 톈진으로 이적했던 권경원을 제외하곤 모두 새 팀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한때 10명 남짓에 중국리그 1/3 정도가 한국인 감독으로 채워졌던 중국의 한국 축구 사랑은 감독들의 잇단 경질, 선수에 대한 외국인 제한 등으로 인해 급격하게 거품이 꺼졌다.

반면 중계권료 시장이 2조에 달하며 거액의 돈이 생긴 일본 J리그에서 한국 선수에 대한 사랑이 커졌다. 실제로 성과도 보이고 있다. 2017 J리그 우승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주전 골키퍼는 수원 삼성에서 뛰던 정성룡이며 2위팀 가시마 앤틀러스도 전북 현대에서 뛰던 권순태다. 권순태의 경우 부상으로 12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원래 주전 골키퍼는 권순태였다. 3위팀이자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세레소 오사카 역시 주전 골키퍼는 김진현이다.

이외에도 리그 9위팀 빗셀 고베의 주전 골키퍼는 울산 현대에서 뛰던 김승규, 11위 콘사도레 삿포로의 주전 골키퍼는 연세대였던 구성윤이다.

J리그에서 활약중인 김진현(왼쪽)과 김승규. 스포츠코리아 제공
상위 1~3위팀 주전 골키퍼가 모두 한국 골키퍼이며 실제 최소 실점 3위권 내에 우승팀 가와사키와 2위팀 가시마가 있기도 하다.

이처럼 한국 골키퍼들은 일본 최후방을 맡으며 성공시대를 열어갔고 이에 이미 90년대 후반~2000년 초반에 이어졌던 J리그의 한국 사랑이 재현되며 최근 포항 스틸러스의 토종 득점 1위(19골) 양동현의 세레소 오사카 진출, FC서울 윤일록의 요코하마 이적 외에도 여러 한국 선수들이 물밑에서 J리그 팀들과 접촉하고 있다.

이적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1~2월 중에 한국 선수의 J리그 이적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성실하고 문화권도 비슷한 한국 선수들에 대한 수요는 J리그에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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