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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여전히 힘겨워 보였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의 팀 내 입지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시즌 21골을 터뜨린 그의 기록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는 그저 ‘과거의 일’일 뿐. 올 시즌 역시, 손흥민은 팀 내 4번째 공격 옵션이었다.

실제로 시즌 초반 손흥민은 팀 전술에 따라, 혹은 주전 공격수의 결장 여부에 따라 선발 여부가 결정됐다. 공격수가 3명 포진하는 전술(3-4-2-1)이 주로 활용된 지난 9월에는 특히 팀 내 입지가 좁았다. ‘전술적인 희생양’이라는 키워드는 올 시즌 역시도 손흥민에게 깊은 상처가 됐다.

굴욕도 맛봤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경기 중 1경기에만, 그것도 단 4분 출전에 그쳐야 했다. 백업 공격수였던 페르난도 요렌테의 시즌 2번째 선발 출전 기회에 밀렸고, 9개월 만에 부상 복귀전을 치른 대니 로즈보다도 늦게 교체로 투입됐다.

제한적인 출전 시간, 들쭉날쭉한 선발 여부 속에서는 좀처럼 상승곡선을 그리기가 어려웠다. 지난 9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을 통해 마수걸이골을 터뜨린 뒤 시즌 2번째 골이 나오기 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린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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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 그랬듯, 기회가 왔을 때 스스로를 어필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11월,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팀 전술도 4-2-3-1로 가닥이 잡혔다.

손흥민은 ‘보란 듯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크리스탈 팰리스전, 그리고 도르트문트전에서 연거푸 결승골을 터뜨렸다. 3경기 새 2경기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으니, 포체티노 감독 입장에서도 더 이상 그를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손흥민 스스로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

지난 시즌 21골을 터뜨렸던 상승세는 여전히 유효했다. 한 번 그리기 시작한 상승곡선을 점점 가파르게 이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12월 들어 손흥민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왓포드전부터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까지, 무려 4경기 연속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팀 내 공격진들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상승세였다.

이후 맨체스터 시티전과 번리전에서는 잠시 주춤했으나, 손흥민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사우스햄튼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다시금 불씨를 지폈다. 시즌 초반의 상처와 굴욕을 털어내고 주전 자리를 꿰찬 12월, 손흥민이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5골 3도움. 손흥민 스스로 ‘보란 듯이’ 일궈낸 반전이었다.

한편 손흥민은 시즌 9골 5도움이라는 기록을 남긴 채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그는 내달 3일 스완지 시티와의 원정경기를 통해 2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10호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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