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금은 방송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이천수(36). 어느새 ‘전문 방송인’의 향기가 풀풀 풍기는 이천수는 그래도 뼛속까지 ‘축구인’일 수밖에 없다. 이천수는 “나만의 축구를 보여줄 감독이 될 것”이라며 꼭 축구계로 돌아갈 것임을 다짐했다.

스포츠한국은 강남에서 9월 말 이천수와 만나 그 누구보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년을 가까이서 지켜본 그에게 한국축구에 대해 얘기했다.

이천수는 JTBC 해설위원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진행된 한국대표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를 전경기 단독중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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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방송에만 전념하다 해설을 통해 다시 축구계로 돌아온 이천수는 향후 목표에 대해서 “결국은 지도자로 가야하지 않겠나”라면서 “후배들에게 잠시 축구계와 떨어지지만 아예 떨어지지는 않은 해설자로 은퇴 후 첫 직장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하고 싶다. 경기장 안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해설을 준비하면서 다시 세계 축구 흐름을 보고 한국 축구를 느끼면서 ‘아, 맞아 내가 원래 이런 축구 속에 있었는데’라며 축구판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에 미치겠더라. 정말 다시 축구를 하고 싶기도 했다. 물론 몸은 준비가 안됐는데 말이다”라며 웃음과 함께 잊기 힘든 축구 사랑을 털어놓았다.

지도자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지도자 자격증도 계속해서 따고 있다는 이천수는 “저는 스페인, 네덜란드, 중동, 일본 등 다양한 해외 경험이 있어요. 아무래도 이런 경험을 가진 선수는 많이 없죠. 또한 거스 히딩크, 김정남 감독님같은 명장들 밑에서 선수의 능력을 끌어내는 방법도 배웠어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개인적으로 지도자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느냐라고 봐요. 히딩크 감독님은 정말 제가 축구를 하고 싶은 생각을 머리 끝까지 올려줬었거든요. 현실적으로 K리그 지도자라면 선수에게 50만원이라도 더 챙겨줄 수 있다면 선수들이 최고로 여길거예요. 훈련이나 지도법은 바꾸기 쉽지 않아요. 개인만의 스탭이나 능력이 있는데 그걸 바꾸려 하기보다 경기장에 나갈 때 선수의 상태를 100%에 가깝게 내보낼 수 있냐 없냐가 지도자의 역할이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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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시절 함께했던 김정남 감독의 예를 들며 “김정남 감독님은 저에게 ‘넌 나가서 골만 넣어’라고 믿음을 주셨어요. 얼마나 좋아요. 공격수한테 골만 넣으라고 지원해주신다니. 선수의 심리를 얼마나 끌어내고 경기장에 뛸 수 있게 만드는지가 지도자로서 중요한데 저 역시 여러 가르침을 받았고 그 경험을 후배, 어린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도자로 나아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코치로 시작해 여러 경험을 쌓는 것과 처음부터 학원축구나 대학, 프로 등에서 감독으로 경험을 쌓는 것이다.

이천수는 “저만의 로드맵은 그리고 있죠. 개인적으로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싶은 지도자는 감독부터 해야 한다고 봐요. 여러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은 코치로 시작하는 것도 맞죠. 공부를 꾸준히 하고 색깔이 정해졌다고 생각하면 감독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보는데 저는 전자라고 봐요”라면서 “지도자로서 K리그 챌린지 혹은 다른 팀들에서 시작해서 성장해나가면서 결국 제가 뛰었던 팀들, 국가대표까지 감독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경로가 아닐까요. 저만의 축구를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방송인이지만 언젠가는 축구계 내부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이천수. 과연 그가 보여주고 싶은 축구, 하려는 축구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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