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명석 기자]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열린 분요드코르 스타디움.

기자석 바로 앞에 앉은 현지 관중들은 시시각각 고개를 돌려 국내 취재진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시리아와 이란의 경기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거듭 물었다. 한국과 우즈벡의 경기만큼이나 그들에게는 ‘관심대상’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한국을 이기더라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할 수 었었던 까닭이다.

4위로 최종전을 맞이한 우즈벡은 한국을 이기고, 시리아가 이란을 꺾지 못할 경우에만 2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을 이기더라도 시리아가 이란을 이기면 3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다.

관중들이 거듭 고개를 돌리며 이란과 시리아의 진행상황을 궁금해한 이유였다.

전반 13분, 시리아의 선제골 소식을 전해주자 현지 팬들이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 소식은 관중들의 입소문을 타고 금세 퍼져 나갔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우즈벡은 월드컵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반 막판 이란이 균형을 맞췄다는 소식에는 금세 화색이 돌았다. 다만 한국과 우즈벡의 경기 역시 여전히 0-0이어서, 월드컵으로 가기 위해서는 1골이 절실해졌다. 그제야 관중들은 경기에 보다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란의 역전골이 터진 소식이 전해지자 이곳저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즈벡 팬들 입장에서는 ‘1골’만 넣으면 월드컵 본선으로, 혹은 비기더라도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결과적으로 우즈벡 팬들이 외치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과 우즈벡의 경기는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다만 경기 막판 이란이 동점골 실점을 내줬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우즈벡 팬들은 고개를 감싸쥐었다.

한국은 조 2위로 월드컵 본선에 합류한 반면, 우즈벡은 4위로 월드컵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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