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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이재호 기자] 그야말로 눈두렁이었다. 7000만원을 들여 보수를 했다고 하지만 경기 내내 눈두렁같은 잔디로 인해 선수들은 기본적인 볼 컨트롤 자체도 어려웠다. 한국이나 이란 선수 모두 한심한 잔디 위에서 100%의 기량을 뽐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고 이는 실제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6승2무 승점 20점으로 이미 1위를 확정한 이란에 반해 4승1무3패 승점 13점으로 A조 2위인 한국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A조 3위인 우즈베키스탄이 4승4패 승점 12점으로 바짝 추격 중이기 때문.

이날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상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대표팀 훈련때부터 이미 잔디 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고 여름날씨로 인해 잔디가 많이 훼손됐기 때문. 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도 이를 알기에 이란전을 앞두고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시행했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7000만원을 들여 그라운드 4분의 1가량의 잔디를 교체하는 것은 물론 잔디 온도를 낮추기 위해 송풍기 8대를 24시간 가동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다. 이런 노력을 알기에 신태용 감독도 “나름 노력하는걸 알겠다”고 말했지만 29일 취재를 위해 경기장을 찾았을 때 이미 잔디 문제에 대해 취재진 사이에서 공공연한 우려가 나왔다.

결국 경기가 시작되자 잔디는 곳곳에서 파이며 선수들의 기본적인 볼컨트롤에서 많은 실수가 나왔다. 한국이나 이란 모두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기초적인 실수가 나오기도 해 양국 대표선수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보수요원들이 재빨리 경기장에 투입돼 다시 잔디를 메웠지만 이도 한계가 뚜렷했다. 결국 이날 경기장 상태는 가히 최악으로 7000만원을 들였어도 별 소용이 없어 보였다.

오죽하면 대표팀 주장인 기성용도 지난해 이곳에서 경기 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 때문에 이곳에서 경기하기가 싫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의 잔디 상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런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한심한 잔디상태의 서울월드컵경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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