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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이재호 기자] 3년을 기다려 모두가 은퇴하는 만 38세의 나이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동국이 들어간 시간은 경기 종료 3분을 남긴 후반 42분. 이동국에게 주어진 3분의 시간동안 이동국은 그야말로 죽도록 뛰었다. 짧은 출전 시간 탓에 기적은 없었지만 누구보다 값진 3분이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6승2무 승점 20점으로 이미 1위를 확정한 이란에 반해 4승1무3패 승점 13점으로 A조 2위인 한국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A조 3위인 우즈베키스탄이 4승4패 승점 12점으로 바짝 추격 중이기 때문.

선발 출전을 예상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일단 이동국의 역할은 벤치 대기였다. 출전 불가까지 예상됐던 황희찬이 무릎부상을 딛고 선발로 나온 것. 그동안 황희찬이 못 나올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계속 풍긴 신태용 감독이기에 이란을 향한 전략적인 연막작전이었다.

이날 한국은 전반 내내 유효슈팅이 0개(슈팅 숫자 3개)에 그칠 정도로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후반 7분 상대의 비매너성 반칙에 퇴장을 당하며 숫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신태용 감독은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경기에 안정성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

후반 27분 김신욱이 들어가고 후반 38분 중앙 수비수 김민재를 빼고 김주영이 들어가도 이동국은 계속 몸만 풀었다. 이렇게 이란전에서 외면받는가 했던 이동국은 후반 42분 결국 황희찬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2014년 이후 무려 3년만에 대표팀 복귀.

고작 3분의 정규출전시간, 추가시간 4분까지 약 7분을 뛴 이동국이 활약할 시간은 부족했다. 그러나 이동국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이동국이 들어가자 이날 경기장에서 가장 큰 환호성이 터지며 38세 노장을 응원했다.

이동국이 3년을 기다려 얻은 3분의 출전시간은 분명 누구보다 값진 3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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