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내 발은 부러지지 않았지만 회복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40번 주의 깊게 들어주세요.”

조나탄이 뿔났다. 수원 삼성의 주포이자 K리그 득점 1위인 조나탄이 전반전도 채 뛰지 못하고 부상으로 아웃되자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아쉬움과 자신에 태클을 가한 FC서울 김원균에게 항의의 메시지를 보냈다.

입장이 갈릴 수밖에 없는 이 이례적인 항의글은 서울과 수원의 깊은 라이벌 의식을 더 불지피게 될까.

수원은 12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7 26라운드 FC서울과 ‘슈퍼매치’에서 0-1로 패했다.

수원으로서는 전반 초반에는 그래도 대등하게 맞서나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원정팀 서울에게 도리어 열세를 드러냈다. 경기내용에도 뒤진 수원은 전반 45분에는 K리그 득점 1위인 조나탄마저 상대 수비의 거친 태클에 실려 나가며 쉽지 않은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서울은 그 틈을 타 후반 16분 왼쪽을 완전히 무너뜨린 고요한이 슈팅이 아닌 절묘한 패스로 옆에서 달려오던 이상호에게 내줬고 이때 수원 수비 곽광선이 문전에서 걷어내기 위해 태클을 한 것이 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에 빨려 들어간 것. 자책골로 기세를 올린 서울은 후반 막판까지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펼치며 1-0을 지켜내며 승리했다.

수원 입장에서는 조나탄의 부상이 뼈 아팠다. 조나탄이 있었다면 실점을 하더라도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지만 이날은 달랐다. 조나탄은 서울 수비 김원균의 깊숙한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큰 고통을 호소했다. 발목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던 조나탄은 결국 더 이상 경기를 뛰지 못했고 경기 후 서정원 감독도 “분명 큰 타격이었다”며 아쉬워했다.

경기 후 조나탄은 경기도 용인 숙소로 돌아가 “당신이 선수라면 책임감을 가지셔야 됩니다! 내 가족을 책임지고, 제 일을 하려면 다리, 발이 필요합니다! 어떤 선수의 발을 다치게 하면 그 선수의 꿈을 빼앗는 것 입니다. 저는 당신을 모릅니다. 당신을 비판 하지않고, 당신의 잘못이라고 하지 않을 겁니다. 단지 당신에게 책임감과 정당함이 있기를 바랍니다. 내 발은 부러지지 않았지만 회복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40번 주의 깊게 들어주세요"라는 SNS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에서는 이런 문화가 익숙치 않기에 워낙 이례적이다. 부상을 당한 선수가 부상을 입힌 선수에게 항의하는 것을 보기란 쉽지 않다. 조나탄은 최대한 정중하게 얘기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섭섭함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이 글을 본 팬들의 반응은 갈린다. 아무래도 수원 팬들 입장에서는 ‘오죽하면 조나탄이 그랬겠나’라며 옹호하며 김원균의 태클과 태클 마지막에 다리를 든 동작에 대해 비난을 가한다.

반면 서울 팬들은 ‘부상도 경기의 일부’라며 경기를 열심히 뛰다 나온 불가피한 부상에 공개적 불만을 표시하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결국 초점은 고의성일 수밖에 없다. 고의성은 당사자들만 알 수 있다. 외부에서 왈가왈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조나탄은 항의를 표했다. 김원균과 서울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이 수원과 서울간의 ‘라이벌리즘’에 더욱 불을 지필 것이며 한국 축구에도 SNS를 통한 항의와 개인 의견을 말하는 문화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조나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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