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해 12월 K리그 시상식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단연 안현범(23·제주 유나이티드)이었다. 신인왕에 해당하는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안현범은 “3년전 호텔에서 접시를 닦았는데 이제 이런 상을 받는다”며 눈물을 훔쳤고 포기하지 않은 그의 감동스토리에 많은 이들이 감동했다.

그로부터 7개월 후 현재의 안현범에 대해서는 ‘지난시즌에 비해 부진하다’, ‘공격적인 모습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있다. 기록으로만 보면 그럴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28경기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은 21경기에서 2골 2도움만 기록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스포츠한국과 얘기를 나눈 안현범은 “그렇게 보실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전 공수를 갖춘 선수로서 성장 중”이라며 나아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춰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안현범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

프로축구연맹 제공
Q : 지난시즌 워낙 뛰어난 시즌을 보내서인지 올 시즌 활약에 대해 의문의 시선을 보내기도 하는데?

안현범 : 사실 큰 차이는 없어요. 결과론일 뿐이죠. 만약 제가 활약도가 저조했다면 조성환 감독님이 가장 먼저 저를 뺐을거에요. 하지만 저는 1경기 빼고 모두 출전했고 가장 체력 소모가 심한 윙백이나 풀백 포지션임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출전 기록이라 생각해요. 스스로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단지 결과만 보시고 공격위주로 편집돼있는 하이라이트만 보시는 분들에겐 올해 제 플레이 스타일이 예전같지 않다고 여길 수는 있다고 봐요.

Q : 그렇다면 올해 좀 더 중점을 둔 부분은?

안현범 : 윙백은 기본적으로 수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깨닫고 있어요. 그렇기에 수비적인 능력을 갖추기 위해 훈련이나 경기에서 많이 노력하고 있죠. 물론 저도 포인트에 욕심을 내고 싶은 부분도 있지만 그러면 다른 선수들이 제 자리에 백업을 들어와야하고 그렇다면 팀 전체가 힘들어져요. 올 시즌 제주의 공격진은 충분히 뛰어나기에 저는 최대한 수비와 밸런스에 초점을 맞추며 성장하고 있어요.

Q : 지난 시즌은 공격, 올 시즌은 수비에 많이 중점을 둔다고 보면 되나?

안현범 : 지난 시즌은 사이드 수비를 봐도 공격적으로 나가도 됐죠. 하지만 올 시즌은 팀 전술상 수비 밸런스가 중요해요(실제로 지난 시즌 최소실점 9위였던 제주는 올 시즌 최소실점 2위로 수비력이 크게 좋아졌다). 반쪽짜리 선수가 되긴 싫었어요. 공격도 더 잘해야하지만 수비적으로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했고 수비와 공격이 다 되는 완성형 선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지난시즌과 특히 다른 점이 제 공격적인 능력이 알려져서인지 제가 공격을 하려면 수비들이 먼저 더 방어적이고 내려가더라고요. 그럴 때 무리하게 공격하는건 바보다. 이를 역이용해서 빠른 크로스를 올리는 등 노련한 플레이도 익히고 있어요.

2016 시상식에서 정조국(MVP), 황선홍(올해의 감독상)과 함께한 안현범(영플레이어상). 연합뉴스 제공
Q : 그래도 포항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안현범 : 최근 제 플레이에 대해 말이 있어 많이 힘들었는데 그 골 덕분에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어요. 분명 최근 제주가 초반 잘나가던 때와는 달리 성적이 아쉬운건 사실이다. 정신적으로 흔들린 부분도 있었던 것 같지만 포항전을 통해 선수들의 간절함 하나하나가 모여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Q : 꾸준히 대표팀 승선론이 나오는데?

안현범 : 2015년 AFC U-22챔피언십 예선 때 신태용 감독님과 연령별 대표팀을 함께 했어요. 당시에는 제가 워낙 못해서 계속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는데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만 잘하면 뽑힐 수 있다고 보는데 솔직히 욕심은 많이 내려놨어요.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뛰고 발버둥 치지 않을 때 대표팀이라는 목표도 닿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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