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평창=김명석 기자] 최윤겸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강원FC의 ‘시즌 첫’ 무실점 경기는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다. 자연히 승리와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강원은 28일 오후 7시30분 평창알펜시아스키점핑타워축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8라운드 홈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최근 5연승의 파죽지세가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으로 꺾여 버렸다.

경기 전부터 화두가 됐던 수비에 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전반 28분 페널티킥 선제 실점 이후 경기를 뒤집고도, 끝내 불안한 수비에서 비롯된 동점골을 내주며 승리를 놓쳤다. 경기 후 “이기려면 실점하지 말아야 된다”던 최윤겸 감독의 한 마디. 강원의 최근 상황을 고스란히 관통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령탑 출사표

- 최윤겸 강원 감독 : "정조국은 정확한 보고를 받지 못했으나 복귀까지는 꽤 오래 걸릴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시기가 다음 달인데 예상치 못한 부상이어서 당황스럽다. 광주 최근 경기들을 보면 점유율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내용도 좋았다. 그래도 홈경기인 만큼 도전적으로 경기를 치를 것이다. 공은 둥글고 변수는 많지만, 꼭 승점 3점을 얻고 싶다."

- 남기일 강원 감독 :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전술, 전략도 잘 따라주고 있다. 골 찬스는 많이 나는데 결정력이 떨어진다. 하위권 팀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본즈는 체력적으로 힘들어해서 선발에서 제외했다. 전혁적으로 안 되는 분위기지만, 두고보자는 마음이다. 언제까지 최하위권에 머물 수는 없다. 견뎌내야 한다. 오늘도 즐기면서 할 것이다."

강원FC-광주FC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양 팀 선발라인업

강원은 최근 3-4-3 전형에서 4-2-3-1 전형으로 변화를 줬다. 김승용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았고, 김경중 문창진 이근호가 2선에 포진했다. 오승범 오범석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정승용 김오규 강지용 박요한이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 장갑은 이범영이 꼈다. 지난 수원삼성전에서 부상을 당한 정조국은 제외됐다.

광주는 특유의 4-3-3 전형으로 맞섰다. 조주영을 필두로 주현우 송승민이 양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김민혁 여봉훈이 2선에 포진했고, 김정현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수비라인은 이민기 이한도 김영빈 박동진이 구축했다. 골문은 지난 전남드래곤즈전에서 부상 당한 윤보상 대신 윤평국이 지켰다.

▶전반전 : 광주, 김정현 페널티킥 선제골

광주가 전반 2분 주현우의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에도 주도권을 쥐고 공격에 무게를 뒀다. 강원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중원에서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전반 중반에는 강원이 연거푸 기회를 잡았다. 김경중과 김승용의 연이은 슈팅이 나왔다. 다만 슈팅은 번번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7분 0의 균형이 깨졌다. 원정팀 광주가 먼저 앞서 갔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주현우가 오승범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김정현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일격을 맞은 강원은 전반 30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다만 문전에서 찬 김경중의 슈팅이 골대 위로 넘어가면서 기회를 놓쳤다. 결국 전반전은 광주가 1골 앞선 채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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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디에고 효과’ 누린 강원, 수비에 눈물

강원이 하프타임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수 박요한 대신 공격수 디에고를 투입했다. 후반 9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김승용의 크로스를 이근호가 문전에서 헤더로 연결했다. 다만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오승범의 연이은 슈팅은 수비수에 막혔다.

공격에 무게를 두던 강원은 후반 12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디에고의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파고들던 정승용이 김영빈에 걸려 넘어졌다. 키커로 나선 디에고가 이를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강원이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15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디에고의 땅볼 패스를 문창진이 역전골로 연결했다.

궁지에 몰린 광주가 반격에 나섰다. 공격에 무게를 두고 거듭 동점골을 노렸다. 후반 27분 결실을 맺었다. 역습 상황에서 조주영의 패스를 받은 송승민이 수비수 1명을 제친 뒤 왼발로 마무리했다. 경기가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갔다.

경기 막판 광주가 역전골의 기회를 잡았다. 교체 투입된 나상호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다. 다만 슈팅은 이범영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송승민의 슈팅마저 이범영이 몸으로 막아냈다. 임민혁의 중거리 슈팅마저 이범영이 쳐냈다. 강원도 역습을 통해 반격에 나섰으나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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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 두 팀 모두 무승 탈출 실패

강원은 5연승 뒤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의 늪에 빠졌다. 구단 최다인 홈 4연승 도전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7승5무5패(승점26)로 순위는 5위. 광주 역시 8경기 연속 무승(4무4패)에 그쳤다. 승점13점(2승7무7패)으로 여전히 최하위.

▶또 다시 ‘수비’에 발목 잡힌 강원

강원은 올 시즌 무실점 경기가 단 1경기도 없다. 화력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수비력은 올 시즌 강원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다. 이날 역시 최윤겸 감독은 시즌 첫 무실점 여부에 대해 “하늘에 맡겨야 한다”면서 “공격을 더 강하게 몰아붙여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최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강원의 시즌 첫 무실점 경기는 또 다시 다음으로 미뤘다. 전반 28분 페널티킥에 의해 선제실점을 좋았다. 대신 하프타임 디에고를 투입하는 승부수 속에 경기를 뒤집었다. 최 감독의 표현대로 강원의 강점인 화력이 불안한 수비력을 만회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강원은 또 다시 수비 집중력에 고개를 숙였다. 후반 26분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맥없이 동점골을 내줬다. 디에고 문창진의 연속골로 한껏 올랐던 기세 역시 단번에 꺾였다. 이후에도 강원은 지속적인 수비불안을 노출하며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강원은 홈에서 승전보를 울리는데 실패했다. 또 다시, 수비에 발목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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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최윤겸 강원 감독 : “연속 득점도, 연속 실점도 이어졌다. 경기 초반 광주의 압박과 도전적인 경기 운영을 풀지 못해 어려운 경기가 됐다. 디에고 교체 이후 양쪽 사이드 공격에 무게를 둔 것이 주효했는데, 수비에 또 다시 허점을 보이게 됐다. 경기를 이기려면 실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반복되는 실점에 대해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 남기일 광주 감독 : “선수들에게 수고했고,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먼 길 와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정신력으로 버텨줬다. 계속 실점하는 부분은 상대도, 우리도 연이은 경기 일정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다보니까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낸 경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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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정보

- 강원(4-2-3-1) : 이범영(GK) - 정승용 김오규 강지용 박요한(HT디에고) - 오승범(후38‘안수민) 오범석 - 김경중(후30‘임찬울) 문창진 이근호 - 김승용

- 광주(4-3-3) : 윤평국(GK) - 이민기 이한도 김영빈 박동진 - 김민혁 김정혁 여봉훈 - 주현우(후46‘임대준) 조주영(후29‘나상호) 송승민

- 득점 : 디에고 7호(후12분PK) 문창진 2호(후15분·이상 강원) 김정현 1호(전28분PK) 송승민 3호(후26분·이상 광주)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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