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잠실=이재호 기자] 후반 종료 직전에만 2골이 터진 접전 끝에 서울 이랜드 FC와 대전 시티즌의 9위와 10위간의 ‘꼴찌 전쟁’은 3-3 무승부로 종료됐다.

서울 이랜드는 26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8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막판 골을 주고받으며 3-3 무승부를 거뒀다.

6월 4경기에서 2무2패로 승리가 없던 이랜드는 또 다시 무승부에 그쳤다. 또한 30분 먼저 열린 부산-안산 전에서 안산이 0-3으로 패한 틈을 타 승리해 승점 17로 승점 16의 안산을 넘어 8위로 뛰어오를 기회를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 허용으로 놓쳤다.

반면 대전은 이날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7연패 후 1승1무1패를 거뒀다. 승점 10이 되면서 챌린지 유일의 한 자리 숫자 승점을 드디어 벗어났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꼴찌간의 대결, 두 팀 모두 물러설 곳은 없다

-서울 이랜드 FC 김병수 감독 : “승리가 없는 상황이다. 이젠 안전하게 갈 문제가 아니다. 부딪치고 지든 이기든 공격을 할 수밖에 없다. 수비에서 힘들어도 공격으로 나가야만 한다. 많이 답답하긴 하다. 전 감독 스타일의 선수가 대부분이고 여름 이적 시장에 영입도 힘들 것 같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어린선수로 팀을 탄탄하게 만드는게 목표다. 인내해야하는걸 알지만 프로니까 지면 힘들다. 그래도 이번 경기만큼은 유일하게 밑에 있는 팀이니 반드시 이기고 싶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아닌가.”

-대전 시티즌 이영익 감독 : “U-20월드컵동안 홈경기를 많이 못했는데 이번 경기를 마치면 이제 홈경기를 한다. 홈에 가기 전에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가고 싶다. 영입된 선수들과 홈 분위기로 7월부터 올라가고 싶다. 지금의 고비만 넘어가주면 괜찮을 것 같다. 7연패를 했던 때는 심리적으로 선수들이 무너졌다. 특히 수비에서 초반부터 많이 먹히며 최다실점이 됐는데 그래도 우리와 가까이 있는 팀과 붙으니 꼭 이기고 싶다.”

▶전반전 : ‘슈팅 2개로 2골’ 이랜드의 한방과 허무한 대전

서울 이랜드의 홈경기였지만 원정팀 대전이 도리어 공격적이면서 더 주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랜드 김병수 감독은 분명 “지든 이기든 공격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경기 내내 공격적인 모습은 실종됐고 잦은 패스미스와 대전의 막강 공세에 고전했다.

대전은 무려 8개의 슈팅에 유효슈팅 4개나 때리며 이랜드를 압박했다. 특히 전반 35분 대전의 왼쪽 크로스에 이은 김대열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아주 살짝 빗나간 것은 결정적 실점 위기였다. 이랜드는 김영광 골키퍼의 선방 등으로 근근이 버티며 겨우 전반전을 보내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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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버티던 이랜드는 무서운 발톱을 숨기고 있었다. 전반 38분 왼쪽 윙 이예찬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다 수비와 경합하며 넘어지면서도 스루패스를 했다. 넘어지는줄로만 알았던 상황에서 패스가 이어지자 대전 수비는 멈칫했고 그 사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은 심영성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이랜드의 날카로운 발톱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득점 후 4분만에 상대 페널티박스 밖에서 패스가 수비 맞고 굴절되자 어느새 왼쪽풀백 김봉래가 달려 들어와 오른발 낮고 빠른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랜드는 전반 내내 부진하고 고전하다 막판 때린 2개의 슈팅으로 2골을 넣었다. 이랜드는 효율적이며 강력한 한방축구를, 대전 입장에서는 기회 속에 골을 넣지 못하다 도리어 상대에 크게 당한 허무한 축구를 하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 : 0-2를 동점 만든 대전의 투혼… 후반 끝나기전 골 주고받아

대전 이영익 감독은 전반 추가시간에 수비수 박재우를 빼고 강윤성을 투입하며 발 빠르게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확실하게 마음을 다지고 나온 대전은 후반 12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미드필더 황인범이 왼발로 크게 감아올린 크로스를 이호석이 홀로 날아올라 헤딩골을 넣은 것. 순간적으로 이호석을 놓치며 노마크로 둔 이랜드 수비의 실책이자 이호석의 멋진 움직임이 기반이 된 골이었다.

한 점차가 되자 경기는 불타올랐다. 이랜드 김병수 감독은 백지훈, 김재현을 투입했고 대전 이영익 감독도 박대훈, 신학영을 넣으며 맞불을 놨다. 결국 교체카드에서 승부가 갈렸다. 대전은 왼쪽에서 이호석이 전방에 달려 들어가는 박대훈을 보고 중앙으로 차준 로빙 스루패스 때 박대훈이 달려가는 속도를 이용해 골키퍼 김영광마저 젖히며 동점골을 넣은 것. 교체 투입된 박대훈의 시즌 첫 골이었고 이랜드는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반면 이랜드의 교체멤버 백지훈은 후반 40분 골키퍼와 일대일 단독 기회를 잡았지만 무리하게 골키퍼를 젖히려다 막히며 통한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나 했다.

하지만 백지훈은 실수를 만회했다. 왼쪽에서 올라온 오른발 크로스를 문전에서 백지훈이 극적인 헤딩골을 넣은 것. 후반 44분 터진 극적인 골로 서울 이랜드의 승리로 끝나나 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대전의 롱패스가 문전에 투입된 이후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수비를 맞고 나오자 대전 공격수 크리스찬이 극적인 오른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결국 3-3으로 승부는 마무리됐고 꼴찌간의 대결에서 그 누구도 웃지 못했다. 후반 막판 주고받은 1골은 승리를 향해 간절했던 두 팀의 정신력이 돋보였기에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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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25슈팅, 서울 이랜드의 6슈팅’ 효율은 달라도 간절함은 같았다

이랜드는 경기내용에서 분명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전반 막판 2번의 슈팅으로 2골을 만들어내며 ‘내용이 어떻든 효율 축구’로 당장 급한 승점 3점을 낚나 했다.

하지만 축구는 공평한 스포츠였다. 경기내용이 좋지 못하다보니 후반전 남은 45분을 버티기란 쉽지 않았고 대전은 공격적인 경기 내용을 일관되게 유지하다보니 후반전 2골로 2-2 동점을 만들며 보상받나 했다.

그러나 후반 막판 양 팀은 1골씩 주고받으며 결국 무승부를 거뒀다. 서울 이랜드는 후반 종료 직전 터진 백지훈의 헤딩골을 포함해 고작 슈팅 6개로 3골을 넣는 50% 확률의 축구를 했다. 반면 대전은 무려 25개의 슈팅을 했지만 3골을 넣었다. 효율성에서 차이는 분명 있었다.

하지만 간절함은 두 팀 모두 같았다. 서울 이랜드는 홈에서,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꼴찌 그룹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대전은 꼴찌라는 순위와 한 자리 숫자 승점을 탈출하고 싶은 간절함이 컸다. 그러다보니 후반 종료 직전 승리를 위해 골을 주고 받는 모습은 꼴찌간의 대결이라고 수준이 낮을거라 봤던 이들에게 날린 카운터 펀치였다.

두 팀은 꼴찌대전에서 승리가 참으로 간절했다. 그러나 똑같이 간절했기에 결과는 6골이 난 3-3 무승부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 : “아쉽다”만 연발한 두 감독

-서울 이랜드 김병수 감독 : “열심히 했는데 아쉽다. 그래도 백지훈이 골을 넣어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 백지훈의 활약을 기대한다. 긍정적인 면이 있을거라 본다.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하고 싶었으나 선수들 몸이 무거워 전반전 첫 골 때까지 슈팅이 없었다. 그러나 이른 득점이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한 듯 하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아쉬운 부분이 뼈아팠다.”

-대전 시티즌 이영익 감독 :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줬다.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비겨 아쉽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부진했는데 3라운드부터는 정말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고맙다.”

▶경기정보

서울 이랜드 FC 3 : 김영광(GK) - 김봉래 최호정 조향기 금교진 - 김태수(후37 김창욱) 아츠키 이예찬 고민혁(후21 백지훈) 감한솔 - 심영성(후26 김재현)

대전 시티즌 3 : 전수현(GK) - 윤신영 김진규 박재우(전45 강윤성) - 조상범 김대열(후29 신학영) 황인범 이호석 - 레반 크리스탄 김정주(후23 박대훈)

득점 : 심영성 2호(전 38분) 김봉래 1호(전 42분) 백지훈 1호(후 44분·이상 서울 이랜드), 이호석 4호(후 12분) 박대훈 1호(후 32분) 크리스찬 7호(후 48분·이상 대전)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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