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부천=김명석 기자] 축구는 결국 ‘골’을 넣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수원FC가 부천FC를 잡은 단 한 가지 이유이이기도 했다.

수원이 부천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수원은 24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부천을 1-0으로 제압했다. 전반 42분에 터진 브루스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승전보를 울렸다.

경기 내내 펼쳐진 부천의 파상공세는, 골을 넣어야 한다는 진리 앞에 무너졌다. 수차례 기회를 만들고도 부천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 혹은 부정확한 슈팅으로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반면 고전을 면치 못하던 수원은 단 한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골로 연결지었다. 승점 3점은 고스란히 수원의 몫이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령탑 출사표

- 정갑석 부천 감독 : “3연패 때도, 2연승 때도 마찬가지다. 모두 지난 과거일 뿐이고, 현재에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닐손주니어는 미드필더가 아닌 수비수로 나선다. 수원FC의 강한 공격력을 고려한 결정이다. 승부처는 전반전이 될 것이다.”

- 조덕제 수원 감독 : “4월 30일 이후 승리가 없다. 부천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이다. 공격을 하되, 수비진영을 최대한 안 무너뜨리는데 집중할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경험 등 무엇을 보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부천FC-수원FC 선발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양 팀 선발라인업

부천은 3-4-3 전형을 유지했다. 김신을 중심으로 진창수 바그닝요가 전방에 나섰다. 지병주 안태현이 좌-우측 윙백 역할을 맡았고, 문기한이 조범석과 함께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스리백 라인은 임동현 닐손주니어 고명석이 구축했다. 류원우가 골문을 지켰다.

수원은 4-3-3 전형으로 맞섰다. 이승현 브루스 송수영이 전방 스리톱을 구축했고, 서상민을 중심으로 이광진 정훈이 중원에 포진했다. 배지훈 임하람 레이어 황재훈이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이상욱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전 : 공세 펼친 부천, 선제골은 수원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포문을 열었다. 수원이 송수영의 중거리 슈팅으로 첫 슈팅을 기록하자, 부천도 김신의 슈팅으로 응수했다. 이후 부천이 주도권을 쥐었다. 바그닝요를 중심으로 수원의 골문을 위협했다. 반면 수원은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부천의 공세가 이어졌다. 다만 좀처럼 결실을 맺지 못했다. 역습 상황에서 바그닝요의 슈팅은 이상욱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아크 정면에서 찬 문기한의 오른발 프리킥마저 몸을 날린 이상욱이 쳐냈다.

궁지에 몰린 수원의 ‘한 방’이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전반 42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황재운의 땅볼 패스를 브루스가 터닝 슈팅으로 연결, 부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 슈팅수는 부천 10개와 수원 3개. 그러나 스코어는 수원이 1골 앞선 가운데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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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치열했던 공방전, 결실 맺지 못한 양 팀

일격을 맞은 부천이 주도권을 쥐었다. 그러나 이상욱 골키퍼가 버티는 골문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수원의 역습이 부천의 뒷공간을 흔들었다. 승기를 굳히려는 수원,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려는 부천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후반 중반 이후 양 팀이 승부수를 던졌다. 수원이 먼저 송수영 브루스 대신 백성동 서동현을 투입하며 ‘추가골’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부천 역시 조범석 진창수 대신 이정찬 신현준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두 팀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다만 부천도, 수원도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상대진영까지는 잘 파고드는데, 결정적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한 방까지는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신현준이 찬 회심의 오른발 슈팅마저 골대를 외면한 가운데, 이후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려 퍼졌다.

▶경기종료 : 수원, 약 두 달 만에 ‘승리’

수원이 약 두 달 만에 승전보를 울렸다. 지난 4월 30일 대전시티즌전 3-1 승리 이후 9경기 만에 거둔 승리다. 두 번째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거둔 유종의 미이기도 했다. 5승8무5패(승점23)로 6위로 순위도 한 계단 끌어 올렸다. 반면 부천은 3연승 도전에 실패하며 8승2무8패(승점26)에 머물렀다. 순위는 2경기 덜 치른 아산무궁화에 앞선 3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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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골, 지극히 당연했던 진리

두 팀의 최근 흐름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부천은 2연승을 달리고 있었고, 수원은 8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다. 이러한 흐름은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천은 특유의 선 수비 후 역습을 앞세워 연거푸 수원의 골문을 위협했다. 바그닝요 김신 진창수 등이 중심에 섰다. 반면 수원은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0의 균형이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기세는 부천 쪽으로 기우는 듯 보였다.

그러나 부천은 결정적인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이상욱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거나, 결정적인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다. 경기를 압도하면서 수차례 기회가 찾아오는데 0의 균형을 좀처럼 깨트리지 못한 이유였다. 오히려 ‘골’은 전반 42분 수원이 터뜨렸다. 문전에서 공을 잡은 브루스의 터닝 슈팅 한 방이 부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부천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선 수비 후 역습에 최적화된 최근 전술은, 유리한 고지를 빼앗긴 상황에서는 극대화되기 어려웠다. 실제로 후반들어 1골 앞선 수원이 수비에 더욱 무게를 두자, 부천의 공격은 전반전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두 팀의 승부는 수원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축구는 누가 더 잘하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누가 골을 넣느냐의 싸움이었다. 경기 후 양 팀 사령탑 역시 경기력에 대한 만족도는 반응이 엇갈렸다. 그러나 승리의 미소는 “경기력에는 만족하지 못한다”던 조덕제 감독이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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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정갑석 부천 감독 : “경기 내용은 좋았다. 다만 득점에 대한 아쉬움이 경기를 통해 나타났다. 선수들은 열정적으로 해줬는데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다음 경기를 통해 극복해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지난 경기에서 많은 득점(안양전6골)을 해줬기 때문에 공격수들이 슈팅을 때릴 때 급했고, 또 힘이 들어간 것 같다.”

- 조덕제 수원 감독 : “4월 30일 대전을 이겨보고 두 달 만에 이겨본 경기다. 대체적으로 경기력에는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도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클래식 진출의 짜릿함보다도 더 값진 승리다. 끝까지 버텨준 수비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기다려준 팬들,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경기정보

- 부천(3-4-3) : 류원우(GK) - 임동혁 닐손주니어 고명석 - 지병주 문기한(후38’신현준) 조범석(후28분’이정찬) 안태현 - 진창수(후43’이재원) 김신 바그닝요

- 수원(4-3-3) : 이상욱(GK) - 배지훈 임하람 레이어 황재훈(후38’정철호) - 이광진 서상민 정훈 - 이승현 브루스(후24’서동현) 송수영(후16’백성동)

- 득점 : 브루스 5호(전42분·수원FC)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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