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성남FC가 또 다시 한골차 승리를 따냈다. 무려 7경기 연속 무패에 무실점으로 확연히 달라진 성남을 내보였다.

성남은 12일 오후 8시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6라운드 아산 무궁화와의 홈경기에서 박성호의 전반 10분 골을 지켜 1-0 승리했다. 이로서 승점 20점 고지를 밟은 성남은 같은날 대전과의 경기에서 3-4로 역전패한 수원FC(승점 19)를 넘어 리그 6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5월 7일 수원FC전 승리부터 최근 7경기 5승 2무 무패행진, 무실점 경기를 달성한 성남은 시즌 초반 무승행진을 달리며 최하위까지 쳐졌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반면 아산은 최근 2연승을 내달리다 성남 원정에서 연승행진이 종료됐다. 지난해 우승팀이지만 2위와 격차가 큰 3위(2위 부산 승점 32, 3위 아산 승점 25)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6G무패 아닌 6G 무실점이 기뻐” vs “군경팀 위기인 여름, 버틴다”

-성남FC 박경훈 감독 : “최근 6경기 4승 2무라서 좋은게 아니라, 6경기 무실점이기에 마음에 든다. 수비가 확실히 안정화됐다. 시즌 초반 부상자들이 많았는데 거의 돌아왔고 특히 전지훈련에서 이탈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안상현이 돌아와 1차저지선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황의조 거취에 대해 말이 많은데 겨울에는 내가 어떻게든 붙잡아놨지만 여름에는 모르겠다. 구단의 예산이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지 않나. 내 손을 떠난 문제다. 나로서는 7월 공격진의 외국인 선수 교체를 잘해 공격에 힘을 보태주고 싶다.”

-아산 무궁화 송선호 감독 : “현재 3위의 리그성적은 기대치보다는 못하다. 좀 더 치고 나갔어야하는데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지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시기에 군경팀이 많이들 위기를 겪는다고 한다. 이를 잘 알기에 선수들 스스로 모여서 ‘무너지지 말자, 치고 나가자’고 다짐하더라. 최근 2연승의 비결은 역시 공격진이 살아나서줘인데 최전방의 주현재에 대한 기대가 크다. 원래 측면에서 뛰지만 중앙에서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전 : 베테랑은 강했다… 김두현-박성호가 해낸 선제골

경기 초반부터 홈팀 성남은 주도권을 확실히 가진채 경기에 임했다. 전반 2분만에 최전방 공격수 박성호의 위협적인 슈팅이 나오는 등 기선제압에 성공한 성남은 전반 10분 김두현-박성호 베테랑 콤비가 작품을 만들어냈다.

센터서클 부근 왼쪽 중앙에서 볼 경합 중 김두현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기다리던 박성호를 향해 단번에 찔러주는 롱패스를 한 것. 김두현은 반대편을 바라보다 순간적으로 오른발로 찍어차는 ‘노룩 패스’를 했고 이 패스에 속은 아산 수비 사이에서 박성호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트래핑한 후 문전에서 넘어지며 왼발로 정확한 슈팅을 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김두현의 시야와 정확한 롱패스, 박성호의 수준높은 트래핑과 슈팅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작품이었다.

이 골 이후 기세가 오른 성남은 지속적으로 아산을 압박했다. 문전 앞에서 지속적으로 기회를 잡던 성남은 전반 39분에는 오른쪽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두현이 문전으로 감아 올렸고 공격에 가담했던 오르슐리치가 헤딩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 헤딩골은 오르슐리치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그러나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 오프사이드가 아닐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이었다. 아산은 위협적인 공격은 거의 하지 못한채 전반전을 무기력하게 0-1로 뒤진채 마쳤다.

▶후반전 : 아산의 파상공세, 그러나 버텨낸 성남의 승리향한 의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한채 전반을 마치자 아산 송선호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진의 대대적 교체를 감행했다. 최전방 주현재를 빼고 김현을, 왼쪽 윙 이재안을 빼고 공민현을 넣은 것.

아산의 교체는 후반 10분 효과를 보나했다. 왼쪽에서 크로스에 이은 슈팅이 성남 수비를 맞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이 높게 뜨자 김현이 환상적인 시저스킥을 때린 것. 다소 골대와 거리가 있어 김동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친정팀이기도 했던 성남을 상대로 김현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 15분에는 아산 한지호가 문전 왼쪽에서 강하게 오른발로 반대편 골문을 노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17분에도 코너킥 후 성남이 헤딩을 완전히 클리어하지 못한 것을 김현이 문전에서 툭 갖다 댄 슈팅이 골대 위로 날아가면서 기회는 무산됐다. 아산은 조금씩 골과 가까워지나 했지만 결정적 한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성남은 후반 38분 공격수 박성호를 빼고 수비수 문재환을 넣으며 걸어 잠그기에 들어갔고 다급한 아산은 깊은 태클이 연달아 나오며 박은선, 공민현이 경기 막판 연달아 옐로카드를 받았다. 아산은 경기 종료 직전 정다훤이 연속 옐로카드를 받으며 퇴장까지 당하며 끝내 0-1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수비 안정+베테랑 활약, 성남의 이유 있는 7G 무패·무실점

성남은 이날 승리로 무려 7경기 연속 무패(5승2무)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무승부만 많은 무패가 아닌 무려 5승이나 거둔 무패로 한달 가량 패배를 모르는 팀이 됐다. 시즌 초반만 해도 리그 최하위에 쳐지면서 ‘K리그 최다 우승팀’의 몰락을 맛보나 했다.

하지만 부상자가 돌아오고 ‘박경훈식’ 탄탄한 수비가 안정화되면서 성남은 치고 올라갔다. 특히 외인 중앙수비수 오르슐리치가 사실상 K리그 챌린지 원탑급 수비력을 뽐내고 있는데다 그 앞을 지켜주는 안상현의 활약이 무실점의 원동력이었다.

또한 김두현, 박성호와 같은 노장들이 꾸준한 훈련과 컨디션 조절로 제 폼을 찾아 필요한 순간 골과 도움으로 활약해준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외국인 공격수들이 사실상 부상으로 전멸임에도 성남은 잘 나갈 수밖에 없는 원동력을 확보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 : "진 것은 제가 책임질테니 선수 비난을 말아달라"

-성남 박경훈 감독 : "이 상태로 매경기 올라갈 수 있는 것은 부상 선수의 복귀, 김두현, 박성호 등의 베테랑의 분전이 있었다. 7경기 무패, 무실점이 마음에 든다.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 모두가 제 몫을 했다. 7경기 연속 무실점은 역시 수비에서 안정이 됐고 미드필드진이 라인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선제골을 넣으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아산 송선호 감독 : "비록 졌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막판 정다훤의 퇴장은 경기를 하다보면 그럴 수 있으니 충분히 이해한다. 오죽 이기고 싶으면 그랬겠나. 1,2위 그룹과의 격차가 벌어졌는데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 진 것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을 질테니 선수들은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 성남의 3백의 약점과 우리쪽의 세밀함과 정교함이 있었다면 했지만 부족했다."

▶경기정보

성남 FC 1 : 김동준(GK) - 이지민 연제운 오르슐리치 이태희 - 이후권 안상현 김두현(후27 배승진) 황의조 김영신(후23 심제혁) - 박성호(후38 문지환)

아산 무궁화 0 : 박형순(GK) - 김준엽 최보경 조성진 정다훤 - 김은선 임선영 이현승 - 이재안(후0 공민현) 주현재(후0 김현) 한지호(후28 이으뜸)

득점 : 박성호 3호(전 10분·성남)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