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고양=김명석 기자]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2실점 무승부에 대한 비판보다는, 응원과 격려의 목소리가 필요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평가전 2연전을 모두 승리하려던 신태용호의 계획은 아쉽게 틀어졌다. 11일 ‘남미챔피언’ 우루과이를 2-0으로 완파했지만, 1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네갈전에서는 2-2로 비겼다. 2-1로 앞서던 후반 40분 통한의 실점을 내줬으니, 승리를 놓친 아쉬움은 더욱 컸다.

특히 2실점이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한국은 전반 31분 프리킥 상황에서,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각각 실점을 내줬다. 상대의 높이에 실점들을 연거푸 내준 채, 다 잡은 승리를 놓쳐야 했다. 월드컵을 엿새 앞두고 약점을 드러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정작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세트피스 2실점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무승부라는 결과에 대해서도 “이기고 있다가 2-2가 됐다. 출정식 날 잔치분위기를 만들지 못해 아쉽다”는 정도로만 아쉬움을 전했다. 분위기가 꺾일 만한 아쉬운 무승부였는데, 신 감독은 오히려 여유가 넘쳤다.

이유가 있었다. 세네갈전 밑바탕에는 신태용 감독의 ‘전략’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골자는 세트피스 전술의 철저한 비공개였다. 신 감독이 세트피스에서만 2실점을 내준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던 까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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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핑계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 많은 것을 숨기려고 했던 경기”라면서 “선수들에게도 (사전에 약속한)수비 형태를 갖추기보다는 ‘선수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본 대회를 앞두고 굳이 공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대신 신 감독은 “큰 부상 없이 마무리를 잘했다.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는데 의미가 있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마지막까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대회 직전 부상 관리와 컨디션 체크, 최종평가전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소득이기도 했다.

세네갈전을 끝으로 신태용호는 U-20 월드컵 준비를 모두 마쳤다. 오는 16일 ‘결전지’인 전주로 이동한 뒤, 오는 2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기니전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23일·전주) 잉글랜드(26일·수원)와 차례로 격돌한다. 이제는 감출 것 없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할 무대들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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