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평창=김명석 기자] 강원FC는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정조국을 잃었다. 반면 FC서울은 ‘역시’ 데얀이 있었다. 팽팽했던 균형을 깨트려야 할 ‘해결사의 존재’ 여부는, 결국 두 팀의 희비마저 갈라놓았다.

서울이 마침내 첫 승을 신고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1일 오후 3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 2라운드에서 강원을 1-0으로 꺾었다. 앞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포함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의 늪에 빠져 있던 서울은 시즌 개막 후 4경기 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누렸다.

‘역시’ 데얀이었다. 상대의 파이브백(Back5) 전술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그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0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32분, 윤일록의 패스를 간결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강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바꿀 승리가 절실했던 서울은, 이 한 방으로 마침내 미소를 지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가능성은 정확히 반반”

- 최윤겸 강원 감독 : “전술이란 상대의 강점은 줄이고, 우리의 강점을 높이는 것이다. 일주일 내내 서울을 분석했다. 중원을 활용한 플레이가 많았다. 그래서 전 경기(상주상무전·2-1승)와 비교해 3명을 변화를 줬다. 중원에서 압박을 하고, 동시에 상대 수비수들의 느린 발을 활용할 것이다. 경기 중 전술 변화도 고려하고 있다.”

- 황선홍 서울 감독 : “강원에 강했던 전적은 큰 의미가 없다. (승리가능성은)정확히 반반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에 흐름만 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선수들에게도 주지시킬 것이다. 하대성은 경기 상황을 보고 후반에 투입을 고려중이다. 박주영 벤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강원FC-FC서울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선발라인업 : ‘오범석 시프트’ 강원 승부수

경기 중 전술 변화를 예고했던 강원은 5-3-2 전형으로 시작했다. 정조국 임찬울이 최전방 투톱으로 나섰고, 황진성과 오승범 이근호가 중원에 포진했다. 정승용 발렌티노스 오범석 안지호 백종환이 파이브백(Back5)을, 이범영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서울은 기존의 4-3-3 전형을 유지했다. 데얀을 중심으로 김한길과 이상호가 양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윤일록 주세종 이석현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김치우 오스마르 김동우 신광훈이 수비라인을, 유현이 골문을 각각 지켰다.

▶전반전 : 공방전 펼친 양 팀, 정조국 부상 변수

경기 초반부터 공방전이 펼쳐졌다. 4분 강원이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측면 크로스가 오스마르에 몸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다만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득점이 취소됐다. 서울이 응수했다. 8분 윤일록의 크로스를 데얀이 헤더로 연결했다. 다만 골대를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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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팀은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도 거듭 서로의 뒷공간을 노렸다. 강원이 전반 26분 임찬울의 슈팅과 발렌티노스의 헤더로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다. 서울 역시 김치우의 중거리 슈팅으로 맞섰다.

전반 43분 변수가 나왔다. 강원의 핵심 공격수인 정조국이 부상으로 아웃됐다. 디에고가 그 자리를 메웠다. 결국 전반전은 0-0으로 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전 : 데얀의 한 방, 승부를 결정짓다

하프타임 양 팀이 나란히 교체카드를 썼다. 강원은 임찬울 대신 문창진을 투입하며 두 번째 교체카드를 썼다. 서울은 김한길 대신 박주영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초반 주도권은 강원이 쥐었다. 디에고 이근호 투톱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다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서울 역시 데얀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후반 14분 김치우의 크로스를 데얀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외면했다.

강원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22분 백종환 대신 김승용이 투입됐다. 이에 질세라 서울도 이상호 대신 마우링요를 투입했다. 나란히 공격자원을 새로 투입했다. 0의 균형을 깨트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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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이 후반 25분 기회를 잡았다. 디에고가 역습 상황에서 측면을 돌파했다. 저돌적인 돌파에 서울 수비가 무너졌다. 오스마르가 걷어낸 공이 오승범의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됐다. 다만 슈팅은 수비수에 맞고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중반을 넘어선 뒤에야 0의 균형이 깨졌다. 후반 32분이었다. 윤일록의 침투패스를 받은 데얀이 한 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서울은 ‘돌아온’ 하대성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데얀이 교체 아웃됐다.

궁지에 몰린 강원이 총공세에 나섰다. 다만 첫 승을 눈앞에 둔 서울 수비는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서울도 빠른 역습을 앞세워 쐐기골을 노렸다. 다만 더 이상 두 팀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서울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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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 서울 시즌 첫 승 신고…강원은 첫 패

서울이 시즌 4경기 만이자 리그 2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앞서 챔피언스리그 2연패 이후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1-1로 비기며 자존심을 잔뜩 구겼던 서울은 비로소 체면치레를 했다. 반면 지난 1라운드에서 상주상무를 2-1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던 강원은 안방에서 시즌 첫 패의 쓴 맛을 봤다.

▶승패로 직결된 ‘해결사’의 유무

경기 전 관심사는 두 팀을 대표하는 ‘해결사’들의 활약 여부였다. 강원은 지난해 득점왕이자 MVP 정조국이 버티고 있었고, 서울에는 데얀이 있었다. 나란히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둘은 경기 내내 서로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런데 전반 막판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조국이 부상으로 아웃됐다.

경기 전체를 관통하는 변수가 됐다. 후반에도 0의 균형은 팽팽히 이어졌다. 결정적인 순간, 어느 팀이 그 기회를 살리느냐가 중요한 시기가 됐다. 강원은 여러 차례 기회를 잡고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서울에는 데얀이 있었다. 후반 32분, 윤일록의 패스를 받아 간결한 슈팅으로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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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의 운명도 여기에서 갈렸다. 황선홍 감독 역시 경기 후 “축구는 찬스를 주고받는 경기인데, 결국 누가 냉정하게 결정하느냐가 중요한 요소”라면서 “그런 점에서 앞서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

- 최윤겸 강원 감독 : “승격 후 홈 첫 경기 패배가 너무 아쉽다. 공격적으로 맞부딪히느냐, 지역방어를 쓰면서 실점을 안주느냐를 두고 일주일 동안 고민했다. 결국 스리백 내지 파이브백 전술을 썼는데, 내가 선수들을 너무 힘들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포백을 동계훈련 동안 준비해왔는데도 내가 너무 조심스럽게 (서울전)준비를 했다. 결과가 나빴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은 코칭스태프가 요구했던 대로 잘 이끌어줬다.”

- 황선홍 서울 감독 : “강원이 전력보강을 하면서 올 시즌 야심차게 준비했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내를 가지고 했던 것이 승리할 수 있었던 힘이었던 것 같다. 멀리까지 와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 전반에는 상대 전술에 혼선이 있었다. 축구는 찬스를 주고받는 경기다. 누가 냉정하게 결정하느냐가 중요한 요소다. 그런 점에서 앞서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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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정보

- 강원(5-3-2) : 이범영(GK) - 정승용 발렌티노스 오범석 안지호 백종환(67'김승용) - 황진성 오승범 이근호 - 임찬울(HT'문창진) 정조국(43'디에고)

- 서울(4-3-3) : 유현(GK) - 김치우 오스마르 김동우 신광훈 - 윤일록 주세종 이석현 - 김한길(HT'박주영) 데얀(81'하대성) 이상호(68'마우링요)

- 득점 : 데얀 1호(후32분·서울)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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