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를 따라했던 2016년 3월의 이창민(상단)과 2017년 삼일절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를 따라한 이창민. SBS, JTBC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그 유명한 ‘호우 세리머니’부터 이번에는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까지 따라했다. 실력이 있으니 스스로 골을 넣고 전설들의 세리머니를 따라하는 이창민은 K리그에 재미있는 ‘세리머니 복사기’로서 개성을 가진 스타로서 잠재성이 엿보인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삼일절이었던 1일 일본 오사카의 스티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2차전 감바 오사카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가히 이창민의 날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창민은 1-0으로 앞서던 전반 추가시간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첫 골을 신고하더니 후반 27분에는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것을 보고 장거리 슈팅으로 4-0을 만들며 영웅이 됐다.

특히 전반 추가시간 골 이후 세리머니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왼쪽 코너플래그 쪽으로 달려가며 상대 원정 관중을 바라보며 뛴 것. 바로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을 홈으로 불러들여 월드컵 출정식을 치르려던 일본에게 선제골을 넣고 박지성이 했던 그 ‘산책 세리머니’를 따라한 것이다.

삼일절에 일본팀을 상대로 일본 원정에서 약 7년전의 즐거웠던 추억이 소환됐으니 축구팬들은 즐거워했고 이창민은 단숨에 스타가 됐다.

재밌는 것은 이창민은 이미 세리머니로 한번 크게 화제를 모았던 선수라는 점이다. 딱 1년전이 2016년 3월 올림픽대표팀이었던 이창민은 국내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호우 세리머니’를 따라했었다 .

당시 이 세리머니를 따라한 것에 많은 팬들은 놀랐고 이창민은 이후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물론 호날두를 좋아하긴 하는데 저도 모르게 나왔던 세리머니였어요.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더라고요”라며 웃기도 했다. 또한 올림픽대표 정식 소집때 만난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이 이창민과 초면에서 “‘아, 너 ’호우‘구나’라고 하시더라. 이후 얼굴만 보면 ‘호우’라고 해서 많이 웃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세리머니를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이창민은 공격 능력이 탁월하다. 적극적인 공격가담과 슈팅능력과 센스로 올림픽대표팀까지 승선하기도 했다. 올해로 만 23세의 나이지만 빅클럽 제주의 주전 자리를 맡아 놓고 있을 정도.

실력까지 겸비한데다 모두가 알만한 골 세리머니를 타이밍 좋게 해낼 줄 아는 스타성까지 갖춘 이창민은 ‘세리머니 복사기’로서 축구팬들에게 삼일절, 유쾌한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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