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는 삼일절이었던 1일 일본 오사카의 스티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2차전 감바 오사카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가히 이창민의 날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창민은 1-0으로 앞서던 전반 추가시간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첫 골을 신고하더니 후반 27분에는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것을 보고 장거리 슈팅으로 4-0을 만들며 영웅이 됐다.
특히 전반 추가시간 골 이후 세리머니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왼쪽 코너플래그 쪽으로 달려가며 상대 원정 관중을 바라보며 뛴 것. 바로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을 홈으로 불러들여 월드컵 출정식을 치르려던 일본에게 선제골을 넣고 박지성이 했던 그 ‘산책 세리머니’를 따라한 것이다.
삼일절에 일본팀을 상대로 일본 원정에서 약 7년전의 즐거웠던 추억이 소환됐으니 축구팬들은 즐거워했고 이창민은 단숨에 스타가 됐다.
재밌는 것은 이창민은 이미 세리머니로 한번 크게 화제를 모았던 선수라는 점이다. 딱 1년전이 2016년 3월 올림픽대표팀이었던 이창민은 국내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호우 세리머니’를 따라했었다 .
당시 이 세리머니를 따라한 것에 많은 팬들은 놀랐고 이창민은 이후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물론 호날두를 좋아하긴 하는데 저도 모르게 나왔던 세리머니였어요.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더라고요”라며 웃기도 했다. 또한 올림픽대표 정식 소집때 만난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이 이창민과 초면에서 “‘아, 너 ’호우‘구나’라고 하시더라. 이후 얼굴만 보면 ‘호우’라고 해서 많이 웃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세리머니를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이창민은 공격 능력이 탁월하다. 적극적인 공격가담과 슈팅능력과 센스로 올림픽대표팀까지 승선하기도 했다. 올해로 만 23세의 나이지만 빅클럽 제주의 주전 자리를 맡아 놓고 있을 정도.
실력까지 겸비한데다 모두가 알만한 골 세리머니를 타이밍 좋게 해낼 줄 아는 스타성까지 갖춘 이창민은 ‘세리머니 복사기’로서 축구팬들에게 삼일절, 유쾌한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