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FIFA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로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선정됐다. 이번 투표 결과에서는 호날두, 메시 혹은 자국선수와 관련된 인물들은 모두 팔은 안으로 굽는 경향성을 보였지만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주장)와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 주장)는 나름의 ‘양심 투표’를 해 눈길을 끌었다.

1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가 열렸다. 호날두가 남자 부문 2016 올해의 선수상, 여자 부문에는 칼리 로이드(미국), 올해의 남자 감독상에는 레스터 시티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올해의 여자 감독상에는 실비아 나이드 독일 감독이 받았다.

왼쪽부터 모드리치, 호날두, 라모스. ⓒAFPBBNews = News1
이날 시상식 후 피파 공식 홈페이지에는 투표권이 주어진 각 대표팀 주장, 감독, 언론인이 누가 누구에게 투표를 했는지 공개됐다.

이 투표결과를 통해 라이벌 호날두와 메시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공개되는 것은 물론 역시 팔은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드러났다.

먼저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 팀동료인 가레스 베일을 1순위, 루카 모드리치를 2순위, 세르히오 라모스를 3순위로 뽑았다. 메시 역시 팀동료인 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리-안드레 이니에스타 순으로 뽑았다. 두 선수 모두 자신 혹은 라이벌 호날두나 메시를 뽑지 않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팔이 안으로 굽는’ 경향성이 눈에 띄었다. 일단 바르셀로나에서 뛰거나 혹은 뛰었던 선수들은 모두 메시를 1순위로 뒀다. 다니 알베스(브라질 주장), 하파엘 마르케스(멕시코 주장), 아르다 투란(터키 주장) 모두 메시를 1순위로 뽑았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거나 혹은 뛰었던 선수들의 선택은 역시 호날두였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 주장),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주장), 아르연 로번(네덜란드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 주장), 웨인 루니(잉글랜드 주장), 대런 플레처(스코틀랜드 주장)가 호날두를 1순위로 꼽은 것.

그러나 2순위 투표에서 나름의 소신을 드러낸 선수들이 있어 눈길이다. 대부분이 메시나 호날두가 자신의 팀 소속이면 그들을 1순위로 하고 2,3순위도 같은 팀 소속의 선수를 꼽지, 경쟁자인 호날두나 메시를 뽑지 않았다. 아무래도 메시와 호날두의 싸움으로 올해의 선수상 경쟁이 붙을 것을 알기에 아예 호날두나 메시 하나에게만 몰아주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모드리치의 경우 호날두에 1위표를 주고 2위표에 메시를 줬다(3위표 베일). 라모스 역시 호날두에 1위표, 메시에 2위표, 3위에 이니에스타를 줬다. 바르셀로나 소속인 투란(터키 주장)이 메시-네이마르-이니에스타만 뽑고 레알 마드리드 소속인 로드리게스(콜롬비아 주장)는 호날두-모드리치-베일만 뽑으며 경쟁자에 표를 주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한 이란 대표팀의 감독이자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였던 카를로스 케이로스는 1위표를 메시, 2위표를 호날두에게 줘 감독투표에서 소신투표를 했다고 평가받는다.

한편 한국의 주장 기성용은 메시-호날두-그리츠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베일-그리츠만-호날두를 선택했다. 일본의 주장 하세베 마코토는 수아레스-그리츠만-메시, 북한의 주장 리명국은 메시-호날두-네이마르, 중국의 주장 정즈는 메시-호날두-부폰을, 호주의 주장 마일 예디낙은 메시-호날두-베일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AFPBBNews = News1
▶호날두, 메시와 관련된 이들의 투표 경향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현 R.마드리드) : 호날두-모드리치-베일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현 R.마드리드) : 호날두-메시-베일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현 R.마드리드) : 호날두-메시-이니에스타
웨인 루니(잉글랜드 주장·전 맨유 동료) : 호날두-수아레즈-바디
아르연 로벤(네덜란드·전 R.마드리드 동료) : 호날두-크루스-레판도프스키
대런 플레처(스코틀랜드·전 맨유 동료) : 호날두-수아레스-메시
카를로스 케이로스(이란 감독·전 맨유 코치) : 메시-호날두-수아레스

하파엘 마르케즈(멕시코 주장·전 바르셀로나 동료) : 메시-그리츠만-수아레스
아르다 투란(터키·현 바르셀로나) : 메시-네이마르-이니에스타
다니 알베스(브라질·전 바르셀로나 동료) : 메시-네이마르-수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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