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이 리그 반환점을 돌았다.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약400억원)를 기록하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이후 두번째 맞는 반환점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대부분의 지표들은 긍정적이다. 출전수도, 공격포인트도 눈에 띄게 늘었다.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받고는 있으나, 확실히 한 단계 성장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남은 시즌 그의 행보에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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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경기 2골 1도움, 지난 시즌 반환점 기록

지난 시즌 반환점을 돌 당시, 손흥민은 리그 11경기(선발5경기)에 나서 2골 1도움에 그쳤다. 출발은 좋았다. 이적 직후 열린 리그 3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새로운 리그 적응이 순조로운 듯 보였다.

다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족저근막 부상으로 인해 10월 한 달간 전열에서 이탈했다. 부상으로 결장한 사이 경쟁자들의 맹활약이 이어졌다. 해리 케인을 필두로 에릭 라멜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등이 날아올랐다.

11월 들어 부상에서 복귀했다. 다만 국가대표팀 차출 등으로 컨디션 회복에 애를 먹었다. 결국 12월 5경기 연속 교체 출전에 그쳤다. 나세르 샤들리와 함께 교체로 주로 투입됐다. 지난 시즌에는 반환점을 돌때까지 그는 험난한 걸음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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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올 시즌, 출전-공격포인트 모두 상승

다만 올 시즌은 상황이 달라졌다. 리그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9월 손흥민은 EPL에서 가장 높이 날아올랐다. 리그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달의 선수상 영예를 안았다. 스토크 시티전 2골 1도움, 미들즈브러전 2골을 각각 기록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만 하향곡선을 그렸다. 경미한 발등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겹치며 부진이 이어졌다. 한때 리그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해리 케인의 부상 속에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는 등 맞지 않는 옷도 입어야 했다. 출전시간이 점점 줄었다.

12월 들어 다시금 반등의 불씨를 지폈다. 스완지 시티전에서 1골1도움을 터뜨리며 활약했다. 이후 3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지만 사우샘프턴전에서 조커로 투입돼 리그 6호골을 쏘아 올렸다. 반환점을 돈 왓포드와의 경기에서는 오랜만에 선발 풀타임 출전했다.

결국 손흥민은 전반기를 16경기(선발11경기) 6골 3도움으로 마쳤다. 스토크 시티전 이후 단 1경기도 결장하지 않고 모두 출전했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골 2도움이 늘었다. 눈부신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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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첫 걸음

다만 이러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팀내 입지는 여전히 단단하지는 않다.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보다 더 확실하게 주전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함’이 필요하다. 컨디션이 좋은 날 손흥민의 드리블이나 골 결정력은 단연 돋보인다. 다만 정반대로 볼 컨트롤조차 쉽지 않아 보이는 경기들도 적지가 않다. 이러한 기복있는 플레이는, 독일 시절부터 지적되어 온 문제점이기도 하다.

다양한 위치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강점이 있다. 다만 에릭센, 알리 등은 상황에 따라 측면과 중앙 등 2선 전 지역에 활용이 가능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전형에 상관없이 그들을 중용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래도 긍정적인 점은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볼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 즉 오프 더 볼 상황에서 공간을 찾아 파고드는 능력은 지난 시즌에 비해 대폭 향상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격 포인트가 말해주듯 결정력 등 날카로움도 늘었다. 앞서 지적한 ‘꾸준함’만 유지할 수 있다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손흥민은 리그 6골로 케인(10골) 알리(8골)에 이어 팀내 득점 3위를 기록 중이다. 도움(3개) 역시 에릭센(5개) 카일 워커(4개)에 이어 팀내 3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이제는 팀 공격의 중심에 서 있다. 여기에 꾸준함만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없다. 남은 리그 일정에서 그의 활약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포츠한국 류호준 객원기자 jisungnald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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