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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신문로=김명석 기자] 윤석영(26·브뢴뷔)이 슈틸리케호에 승선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11월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울리 슈틸리케(62·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박주호(29·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홍철(26·수원삼성)과 함께 왼쪽 측면 수비수 자원으로 분류됐다.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발탁이다. 윤석영은 지난 시즌 퀸즈파크레인저스(QPR)와 찰튼 애슬레틱(임대·이상 잉글랜드 2부리그)에서 리그 12경기를 뛰었다. 시즌이 끝난 뒤 원 소속팀인 QPR과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고 새로운 팀을 물색했다. 지난달에야 가까스로 덴마크 브뢴뷔에 새 둥지를 틀었다. 계약기간은 올해 12월까지 3개월이었다.

다만 새 소속팀에서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리그 6경기 모두 벤치만을 지켰다. 그나마 지난달 27일 BK프렘과의 컵대회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지만, 상대는 덴마크 리그에서도 3부리그에 속하는 하위 팀이었다. 결국 올 시즌 윤석영의 출전기록(1일 현재)은, 3부리그 팀을 상대로 뛴 컵대회 1경기가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영은 태극마크를 달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컵대회를 통해 경기를 뛰었고, 뛰지 못하면 리저브 팀에서라도 뛰고 있다는 부분을 확인했다”면서 ”어쨌든 꾸준히 나온다고 파악했다“고 그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덴마크 1부리그도 아닌 리저브팀에서의 출전만으로, 윤석영은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셈이다.

납득하기가 쉽지 않은 배경이다.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출전과 활약’을 대표팀 발탁의 명확한 기준으로 제시해왔다. 다만 공식적인 기록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리저브팀에서의 출전이 그 기준에 부합되는지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대표팀 발탁 기준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자주 K리그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지켜봤다. 다만 지금까지 지켜본 K리그 왼쪽 측면 수비수들 가운데, 덴마크 3부리그 팀을 상대로 1경기, 그리고 리저브팀에서만 뛰어온 윤석영보다 더 나은 선수가 없는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그렇다면, K리그 구성원 전체가 ‘한탄’해야 할 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윤석영과 박주호를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45분씩 출전시켜 경쟁을 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A매치를 통해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를 얻은 셈이다. 태극마크의 ‘무게감’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

한편 슈틸리케호는 오는 11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캐나다와 친선경기를 치른 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최종예선에서 2승1무1패(승점7)를 기록 중인 한국은 이란(3승1무·승점10) 우즈베키스탄(3승1패·승점9)에 이어 A조 3위다. 월드컵 본선 진출권은 상위 두 팀에게만 주어진다.

*김명석의 디스+는 특정 사안(This)에 대해 심층 보도하거나, 그 사안을 비판적인 시선(Diss)으로 바라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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