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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안익수 감독이 19세 이하(U-19) 청소년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내년 5월 국내에서 열리는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청소년월드컵을 7개월 여 앞둔 시점이다.

안 감독은 지난 2014년 12월 청소년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U-20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특히 이 대표팀은 백승호 이승우 장결희 등 스페인 바르셀로나 B팀 또는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포함된 세대여서, 늘 많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다만 안익수호는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해왔다. 경기력 등도 늘 도마 위에 올랐다. 급기야 최근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냈다.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밀려 조기 귀국했다.

문제는 이 대회가 U-20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하는 대회였다는 점. 다행히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예선에서 탈락하고도 본선에 나서는 머쓱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 상태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안 감독이 물러났다. 경질인지, 자진사퇴인지는 불분명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처음 보도자료에서 “AFC U-19 챔피언십 조별리그 탈락의 성적부진을 이유로 안익수 감독과의 계약을 중도 해지한다”고 밝혔다가 이후 “안 감독의 자진 사퇴의사를 협회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내용을 바꿨다.

제일 왼쪽부터 안익수 전 U-19 대표팀 감독,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다만 경질이든 사퇴든, 그 밑바탕에 대한축구협회의 ‘결단’이 깔려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질이든, 사퇴 수용이든 사령탑 교체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더구나 U-20 월드컵은 대한축구협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대회다. 국내에서 열리는 3번째 FIFA 주관대회이기 때문이다. 조직위원장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다. 그런 대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협회의 결단이 적잖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감독이 또 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다. 대표팀 레벨이 다르긴 하지만, 일종의 경고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만큼 A대표팀의 상황 역시 좋지 못한 까닭이다. 더 늦기 전에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과도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슈틸리케호의 항해는 심상치가 않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낙관할 수만은 없을 정도다. 앞서 한국은 중국과 카타르를 꺾었지만, 시리아와 비기고 이란에 져 A조 3위(2승1무1패)로 밀린 상태다. 순위를 더 끌어 올리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이란(3승1무) 우즈베키스탄(3승1패)에게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

비단 성적뿐만 아니다. 경기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팀들을 압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란과의 경기에서는 단 1개의 유효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심지어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어서 졌다”는 등의 신중치 못한 발언까지 더해져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내달 1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 결과가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즈벡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자칫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안익수 감독을 경질 혹은 사퇴의사를 수용한 축구협회의 ‘결단’은, 자연스레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적지 않은 의미로 다가올 전망이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캐나다, 우즈벡전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캐나다와의 친선경기는 내달 11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 우즈벡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은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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