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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이제는 한 템포 쉬어야 할 때가 됐다.

거침없던 9월을 보낸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이 10월 A매치를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A매치 직후에 열린 15일(이하 한국시각) 웨스트 브롬위치 앨비언(WBA)전에 교체로 출전하며 체력을 안배했지만, 19일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챔피언스리그, 22일 AFC본머스와의 리그 경기에 연속 선발로 나서 침묵을 지켰다.

여러 모로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레버쿠젠전에서는 상대의 강력한 압박에 밀려 팀이 전체적으로 부진했던 터라 손흥민이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본머스전에서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았다가 후반 17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손흥민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들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강행군이 이어진다. 토트넘은 26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리는 리버풀과의 2016~2017 EFL컵(리그컵) 16강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8일새 치러지는 3번째 경기다. 여기에 29일에는 ‘디펜딩챔피언’ 레스터 시티와의 홈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내달 3일에는 레버쿠젠과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을, 6일에는 아스널과 리그 경기를 펼친다. 주중-주말-주중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의 연속이다.

리버풀전은 손흥민이 한 템포 쉬어갈 만한 최적의 타이밍이다. 우선 대회 비중이 리그나 챔피언스리그와 비교해 낮다. 핵심급 선수들보다는 비주전 또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팀들이 많은 이유다. 손흥민은 이미 명실상부한 팀의 핵심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체력적인 부침 속에서 비중이 낮은 경기에까지 출전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따른다.

손흥민 스스로에게도 최근 흐름을 끊고 갈 수 있는 기회다. 선발로 나선 2경기 연속 침묵을 지킨 만큼, 지난달의 무서웠던 기세가 많이 꺾여있을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의 부진보다는 경기 외적인 변수가 더 도드라지기는 했지만, 스스로도 체력적으로 지쳐 있을 만한 시점이다.

만약 리버풀전에서 휴식을 보장받는다면,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고 주말 리그 경기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 다행히 주전 공격수인 해리 케인이 부상에서 회복, 복귀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골사냥에 다시금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또 다시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울 경우다. 마냥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 힘든 선택이 될 수 있다. EFL컵의 비중, 손흥민의 체력 부담 등을 고려한다면 그를 핵심선수로 보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만약 손흥민 대신 에릭 라멜라가 이날 휴식을 취한 채 리그 경기를 준비한다면, 손흥민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토트넘 홋스퍼 최근 경기 일정

- 10월 15일 : 웨스트 브롬위치 앨비언전 (리그, 손흥민 교체출전)
- 10월 19일 : 바이엘 레버쿠젠전 (챔피언스리그, 손흥민 선발출전)
- 10월 22일 : AFC 본머스전 (리그, 손흥민 선발출전)
- 10월 26일 : 리버풀전 (리그컵)
- 10월 29일 : 레스터 시티 (리그)
- 11월 3일 : 바이엘 레버쿠젠 (챔피언스리그)
- 11월 6일 : 아스널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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