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FC서울이 4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서울은 24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산둥 루넝(중국)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데얀과 박주영 아드리아노의 연속골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중요한 승리였다. 이날 2골차 승리로 서울은 내달 14일 중국에서 열리는 2차전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서울은 2차전에서 1골차로 지더라도 4강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지난 2014년 이후 2년 만의 4강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출사표 : 황선홍 감독 “후회없이 경기하면 결과 따라올 것”

- 황선홍 서울 감독 : “준결승으로 가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경기다. 나는 물론 선수들 모두 인식하고 있다. 준비는 만족스럽다. 상대의 수비전술을 감안해 경기를 준비했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다.”

- 마가트 산둥 감독 : "부임 전 서울에 큰 점수차로 졌던 것을 알고 있다(1-4패). 하지만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수비를 먼저 탄탄하게 유지하고, 득점을 위한 경기 운영을 준비 중이다."

FC서울-산둥 루넝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선발라인업 : 서울, 데얀+박주영 투톱 출격

서울은 최근 5연승의 원동력인 4-4-2 전형을 유지했다. 데얀과 박주영이 최전방 투톱에 나서고, 윤일록과 다카하기 이석현 조찬호가 미드필드 라인을 형성했다. 고광민과 오스마르 곽태휘 이규로가 수비라인을, 유상훈이 골문을 지켰다. 유현(GK)을 비롯해 정인환 주세종 아드리아노 고요한 윤주태 심우연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산둥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출신의 그라지아노 펠레를 필두로 아르헨티나의 왈테르 몬티요, 브라질의 지우 등을 선발로 내세워 맞섰다. 왕 달레이(GK) 하오준민 등 중국 국가대표들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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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 데얀-박주영 연속골, 기선 제압한 서울

경기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서울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주영이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에 질세라 산둥도 역습 상황에서 옆그물을 맞힌 하오준민의 왼발 슈팅으로 응수했다.

전반 15분에는 서울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잡은 데얀이 수비수 4명을 단번에 무력화시키는 침투패스를 박주영에게 건넸다. 다만 박주영의 왼발 슈팅은 골대를 외면했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4분 뒤 0의 균형을 깨트리는데 성공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박주영이 문전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전달했고, 데얀이 헤더로 연결해 산둥의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다. 전반 30분 조찬호의 침투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단숨에 2골차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다만 서울은 전반 35분 뼈아픈 실점을 내줬다. 아크 정면에서 몬티요에게 프리킥 실점을 허용했다. 결국 서울은 전반을 2-1로 앞선 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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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교체투입’ 아드리아노, 값진 추가골

후반들어 동점골을 위한 산둥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후반 4분 리우 빈빈의 오른발 슈팅을 유상훈 골키퍼가 선방해냈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도 상대의 헤더를 가까스로 쳐냈다. 서울도 호시탐탐 반격에 나섰지만,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이후 황선홍 감독이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5분, 조찬호 대신 아드리아노를 투입했다. 2-1 리드에 만족하지 않고 점수차를 더 벌리겠다는 의지였다. 아드리아노는 데얀과 함께 전방에 나섰다. 박주영이 대신 측면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그리고 후반 24분, 황선홍 감독의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데얀이 절묘한 힐킥으로 아드리아노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단번에 일대일 기회를 잡은 아드리아노는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거듭 상대를 몰아치며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35분에는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진 징다오가 2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당했다. 11대10의 싸움 속에 서울은 남은 시간 거듭 추가골을 노렸다. 다만 4번째 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는 서울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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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 ‘2골차 승리’ 서울, 더 가벼워진 발걸음

데얀과 박주영, 아드리아노 등 서울이 자랑하는 공격진이 값진 승리를 합작해냈다. 데얀과 박주영은 나란히 1골1도움을 터뜨렸고, 교체 투입된 아드리아노는 팀을 더욱 유리한 고지로 올려놓는 결정적인 쐐기골을 터뜨렸다. 특히 데얀의 절묘한 패스와 아드리아노의 결정력이 빚어낸 3번째 골이 시사하는 바는 컸다. 이 골로 서울은 2차전에서 1골로 지더라도 4강에 오를 수 있게 됐다. 4강으로 가는 발걸음이 한결 더 가벼워졌다.

▶‘역시 데얀’ 기대 저버리지 않은 ‘한 방’

이날 서울이 가장 믿을 만한 선수는 단연 데얀이었다. 그는 최근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5경기에서 6골1도움을 터뜨린 그는 서울이 5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그리고 데얀은 자신을 향한 기대감을 값진 한 방으로 메웠다. 전반 15분, 박주영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값진 선제골을 터뜨렸다. 경기 전부터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겠다던 산둥의 수비진을 무너뜨린 한 방이었다. 비단 골이 전부는 아니었다. 수비수들을 단번에 무력화시키는 절묘한 침투패스를 선보이는 등 서울의 창끝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후반 23분에는 아드리아노의 추가골을 돕는 결정적인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역시’라는 수식어는 결코 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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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실수 지운 박주영의 ‘1골 1도움’

전반 12분이었다. 수비수 4명을 농락하는 데얀의 침투패스가 문전으로 침투하던 박주영에게 연결됐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 선제골을 위한 결정적인 기회였다. 다만 박주영의 왼발 슈팅은 허무하게 골대옆으로 벗어났다. 치명적인 실수였다. 그러나 박주영은 고개 숙이지 않았다. 3분 뒤 데얀을 향한 정확한 크로스를 전달하며 값진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이어 전반 30분, 자신에게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를 골로 연결했다. 조찬호의 침투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치명적인 실수 이후 흔들리지 않은 집중력이 빛난 활약이었다.

▶기자회견 : 황선홍 감독 “이제 전반전이 끝났을 뿐”

- 황선홍 서울 감독 : "이기기 위해 준비를 했고, 선수들도 열심히 해줬다. 이제 전반전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다음 라운드로 가는데 더 집중했다.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전술적으로 속도를 입히기는 어렵다. 완벽한 단계는 아니다. 데얀, 아드리아노, 박주영 뿐만 아니라 선수들 전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중국처럼 좋은 선수들이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적으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축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이런 경기를 해 나간다면 더 좋은 축구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마가트 산둥 감독 : "서울이 굉장히 잘했다. 시작할 때부터 끝까지 잘 했다. 전반전 2실점 이후 수비수들이 자신감을 잃었다. 몬티요 프리킥골로 자신감을 다시 찾았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운 경기를 했다. 3-1 스코어는 서울에게 좋은 결과다. 다음달 홈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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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정보

- 서울 3 : 유상훈(GK) - 고광민, 오스마르, 곽태휘, 이규로 - 윤일록, 다카하기, 이석현, 조찬호(후15'아드리아노) - 데얀, 박주영(후39'윤주태)

- 산둥 1 : 왕 달레이(GK) - 장츠(후41'송롱), 지우, 주실레이, 치티안유 - 리우빈빈(후21'우싱), 하오준민, 다이린(후21'리송이), 진진다오 - 펠레, 몬티요

- 득점 : 데얀(전19') 박주영(전30') 아드리아노(후24'·이상 서울) 몬티요(전35'·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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