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최근 축구계에는 기존에 쓰지 않던 용어인 ‘크랙’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쓰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기량으로 상대 수비진을 완전히 뚫어내는 것을 일컫는다. 아주 좋은 예시가 나왔다. 바로 14일 성남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나온 티아고와 아드리아노의 모습이 바로 ‘크랙’의 교본이었다.

FC서울은 14일 오후 3시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성남FC와의 경기에서 명승부 끝에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티아고(상단)과 아드리아노.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경기에서 진정한 크랙의 모습을 두 번 찾아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는 전반 31분 나온 성남 공격수 티아고의 모습이었다. 티아고는 센터서클 끝자락 쯤에서 자신에게 투입된 패스르 한번의 볼터치로 수비 2명을 순식간에 벗겨내며 왼측면으로 드리블 해 나갔다. 그러면서 엄청난 스피드를 살린 푹풍드리블로 순식간에 잘 정돈돼 있던 서울 수비진에 혼란을 야기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붙는 두 명의 수비진을 넘어 그대로 측면에서 말도 안되는 슈팅을 시도했다. 상식적으로 크로스가 올라와야하는 상황에서 나온 슈팅에 서울 유현 골키퍼는 중심을 잃은채 공이 골망을 흔드는 것을 지켜봐야했다.

이 몇초 사이에 나온 움직임에 서울 수비진 4명이 티아고 한명에 젖혀졌고 티아고는 말도 안되는 골을 넣은 이후 경기장에 누워버렸다. 성남팬들로서는 짜릿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이런게 바로 크랙이다.

이 골로 티아고는 시즌 7호골을 터뜨리며 K리그 클래식 득점 1위로 올라섰다. 그러자 공동 득점 1위였던(6골) 서울의 아드리아노도 곧바로 후반 6분만에 골로 응수했고 후반 26분에는 골은 아니지만 도움을 통한 크랙을 보여줬다.

2-2로 맞서던 후반 26분 중원에서 자신에게 낮게 투입된 공을 아드리아노는 오른발 뒷꿈치로 방향 전환하는 환상적인 퍼스트터치로 그대로 성남 최종 수비와 맞서게됐다. 이때 아드리아노는 길게 쳐놓고 스피드를 이용한 드리블링으로 순식간에 문전까지 돌파했고 성남 수비진은 아드리아노의 이런 환상적 움직임에 속수무책이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결국 아드리아노의 움직임에 성남 수비진은 무너졌고 아드리아노는 반대편에 달려오던 주세종에게 낮고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고 주세종이 할 일은 가볍게 공에 발을 갖다대 역전골을 넣는 것뿐이었다. 아드리아노 역시 왜 자신이 올 시즌 5월 중순도 안돼 시즌 21호골을 넣었은지 한 장면으로 보여줬다.

티아고와 아드리아노는 진정한 크랙이었다. 크랙이라는 용어가 어떨 때 쓰이는지 교본같은 모습을 보여준 두 선수의 플레이는 축구팬들에겐 감동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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