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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3일(이하 한국시각)과 4일은 유럽축구가 들썩인 날들이었다.

3일은 토트넘과 첼시의 무승부로 인해 레스터 시티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썼다. 4일에는 상대적 다윗이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골리앗인 바이에른 뮌헨을 이기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두 팀은 세상의 다윗들이 어떻게 골리앗을 이기는지 메시지를 던져준다.

올 시즌 레스터 시티는 기적을 써내려갔다. 그 속에서 명백한 운도 따랐다. 경쟁팀들이 알아서 나가 떨어졌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베스트 11의 부상도 상당히 적었다. 레스터 시티의 베스트 11은 너무나도 선명했고, 전술과 전략도 명백했다.

레스터는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축구로 EPL을 뒤집어 놨다. 최다득점팀도 아니며 최소실점팀도 아닌 레스터지만 실리축구로 한 골차 승부를 가져갔다.

레스터 보다 조금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된 버전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AT 마드리드 역시 콘셉트가 확실하다. ‘늪축구’라고 불릴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앙투앙 그리즈만으로 대표되는 공격진의 한방이다.

4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를 통해서 명백히 드러났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무려 33개의 슈팅을 때렸다. 패스 횟수는 662회로 AT마드리드 보다 약 3배(256회)나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가져갔다. 잔뜩 움츠리고 쑥과 마늘을 먹으며 버티다 후반 9분 찾아온 단 한 번의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실리인 것이다.

축구적으로만 보면 바이에른 뮌헨이 조금 더 ‘나은축구’를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결국 승자는 AT마드리드였다. 물론 침대축구를 한다거나 텐백축구와 같은 극단적으로 좋지 못한 축구를 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AT마드리드의 수비는 합리적이었고 역습은 날카로웠다.

레스터든 AT마드리드든 자신들이 상대해야할 거대 골리앗에 기본적으로 한계를 인정한데서 자신들의 콘셉트를 잡았다. 자신들이 레알 마드리드나 맨체스터 시티만큼 돈을 쓰지 못하기에 그러한 팀들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실리축구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왕 그렇게 될거라면 완벽한 실리축구를 구사했고 결국 골리앗을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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