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신태용 감독은 추가골이 들어갔던 후반 2분부터 걸어 잠궈야 했던걸까. 결과론적으로는 걸어 잠그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후반 22분부터 36분까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악몽의 15분이 됐다는 점에서 온전히 신 감독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도 가혹하다. 결국 결과론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3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45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6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전반 권창훈과 후반 초반 진성욱의 골에도 후반 중반 내리 3골을 내주며 2-3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서 한국은 준우승에 머물렀고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예선부터 이어오던 올림픽 예선 무패행진을 34경기에서 마감해야했다.

후반 20분까지 한국은 완벽한 시간을 보냈다. 2골을 넣었고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정도면 당시만 해도 모두들 더 많은 골을 넣으며 대승까지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나 후반 22분과 23분 2분 만에 두 골을 허용했다. 순간 집중력이 흐트려졌고 일본은 닌자처럼 그 틈을 파고 들었다. 2분 만에 두 골이 들어가는 경우는 축구에서 거의 없는 드문 상황이었고 모두가 충격에 굳었다.

이때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아쉬웠다. 김승준과 김현을 투입하며 공격으로 분위기를 깨려했다. 하지만 이 선택은 무리수가 됐고 공격은커녕 도리어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며 결국 후반 36분 상대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이 경기 이후 많은 이들은 2-0으로 앞서고 있을 때 수비에 소홀한 전술에 대해 언급한다. 신태용 감독 역시 “변명않겠다”며 침묵했다.

물론 수비는 중요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2-0에서 2분 만에 2골을 허용할 줄 몰랐고 질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그만큼 한국의 경기력은 첫 골을 허용하기전까지 완벽했다.

만약 공격진을 투입해 골을 더 넣었다면 골을 더 넣었다고 좋아했을 것이다. 물론 결승전은 무조건 ‘내용 보다 결과’라는 점이 중요하지만 더 많은 골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한국은 끝까지 공격 앞으로였다. 그 정신만은 칭찬해줄만 하다.

신 감독 역시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와 올림픽 같은 토너먼트에선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도 1~2골을 더 넣었으면 일본을 더 압박했을 것이다. 보완할 것은 보완하겠지만 공격축구는 계속 할 것이다”며 자신의 신념을 관철할 것임을 밝혔다.

물론 신 감독은 2-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를 하지 못해 패했다. 수비는 집중력과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그대로 패했다. 이때 신 감독이 수비진을 도와줄 선수를 투입하지 못한 것은 큰 패착이다. 하지만 무조건 걸어잠궈야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골짜기 세대’로 결승까지 이끈 신 감독에 대해 지나친 혹평을 가하는 것은 아닐까.

대한축구협회 제공
물론 이번 대회는 결과론적으로 ‘올림픽 티켓 획득’을 했지만 내용적으로 좋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일본전에서 패한 것은 아직 젊은 신태용 감독에게 그 어떤 경기보다 큰 경험치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2-0에서 2-3까지 역전당하고 15분 만에 3골을 먹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기 힘든 경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명장은 모두가 이긴다고 생각할 때 질 경우를 생각할 줄 알아야한다. 신 감독은 일본전을 통해 명장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 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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